아르노 강이 도시 중간을 흐르고, 중세 르네상스 시대 건축물과 예술품이 많은 도시이며 황금기에는 금융과 무역의 중심지로 르네상스의 본고장이었고, 이름있는 예술가의 흔적이 볼 수 있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관광지이다.
로마에서 이번에는 기차표를 하루 전에 티그미니역에서 직접 구입했다. 기차여행은 처음이지만 정해진 시간에 역 출발 전광판이 가리키는 번호로 가서 탑승했다.
기차는 고속 열차로 이탈리아 시골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지만, 역시 고속철인 만큼 터널이 많아서 감상 중에 터널을 지날 때는 끊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피렌체 중앙역에 내리니까 비가 내린다. 우산 팔려고 뛰어다니는 사람들의 풍경은 낯이 익지만, 여행객에는 좋은 날은 아니다. 그래도 거리에는 여행객이 많아 보였다. 일단 이번에는 숙소를 구글맵으로 찾아갔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여행에 적응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산을 쓰고 피렌체에 오면 누구나 찾는다는 베기오 다리로 갔다.
다리는 유명하다고 하지만 볼품은 별로 없고 다리 위에는 가게들이 입점해 있다. 이 다리는 아르노강 위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다리이고 원래는 생선가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보석상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도 이 다리를 보기 위해서 역시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이 베기오다리에서 두오모 성당 쪽으로 이동하다가 보면 시뇨리아 광장과 베키오 궁전이 나온다.
광장에는 많은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야외 박물관을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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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 상과 다비드 상
특히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과 헤라클레스 상도 있었고 다른 이름있는 작품들도 보였다.
특히 사자가 누구의 목인지 물고 있는 조각상도 있다.
비는 계속 내리지만 우산을 쓰거나 비를 맞으면서 구경하는 사람들은 부지런히 다니고 있다. 아마도 여행 일정 때문일 것이다.
피렌체의 상징인 두오모 성당과 조토의 종탑에도 입장하기 위해서 줄이 보이지 않은 정도이다. 두오모 성당은 너무 커서 사진이 찍히질 않는다. 주위에 건물이 있어서 뒤로 물러서 찍을 공간도 없어서 한 바퀴 돌아보니 조탑도 나오고 돔도 나오는 곳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도 건물의 위 부분만 찍을 수 있었다. 82m 조토의 종탑에 올라가면 피렌체의 전경이 잘 보이고 두오모 성당의 벽화도 유명하지만 티켓을 예매하지 않아서 볼 수가 없었다.
이런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도 제일 큰 것이 아니라 두 번째 큰 성당이라고 한다.
내가 잡은 사진 찍는 포인트가 좋았는지 나이 든 백인 노인이 그곳에서 자리 잡고 계속 사진을 찍고 있다. 어떠냐고 손짓으로 물으니까 손가락으로 굿이라는 표현을 한다.
두오모 성당과 조탑에 가려서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바로 앞에 있는 산 조반니 세례당이 있다.
이곳에서 단테가 세례를 받고 이 세레당은 청동문이 유명하다.
피렌체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곳이 우피치 미술관이다.
세계 최대의 미술관이라고 하며 메디치라는 명문가에서 기증했다는 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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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있는 예술작품이 많이 전시되어 있고 눈에 익은 조각들도 많다고 한다.
여기도 인터넷으로 예매도 하지만, 현장에서도 티켓을 팔고 있었다. 비 오는 아침에 일찍 가서 줄을 섰다. 그렇게 입장한 미술관에는 시작하는 곳부터 조각상들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전시되어 있었다. 일단 모두 사진을 남길 수는 없으니까 나신으로 만든 조각상 중에서 좋아 보이는 것만 찍었다. 그림도 역시 좋아 보이는 것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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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피치 미술관의 조각품들을 보면서 이렇게 많은 조각들이 놀라운 정도로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고 다양한 작품들이 있으니까 요즈음 조각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정교하게 조각해서는 주목을 받지 못하고, 특이하거나 눈길을 끌 수 있게 조각하지 않으면 관심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이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작품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오후에는 피티 궁전과 보볼리 정원으로 갔다. 베키오 다리 건너편에 자리한 피티 궁전은 피렌체의 은행가인 루가 피티가 메르치가를 능가하는 건물을 지으려고 만든 궁전으로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이곳에도 조각품과 미술품이 수적으로는 우피치 미술관을 능가할 정도로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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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고 특히 뱀의 유혹을 받는 이브의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또 있다면 조각이나 그림에서 노인들조차 배가 나온 작품이나 그림은 없었다. 노인들도 모두가 근육을 자랑하는 듯한 신체들이다. 그런데 특이하게 배가 나온 그림이 있었다.
뒤편의 보볼리 정원은 도심에 오아시스 같은 곳이라도 하는데 비가 와서 관람을 포기했다. 그래도 피티 궁전에서 보이는 장면은 찍었다.
피티 궁전 앞에 있는 광장은 어떤 조각이나 분수도 없이 그냥 넓은 광장이다.
야간 경사가 있는 것이 내가 사는 동네 사람들이 여행을 왔다면 이 광장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곳에 고추밭을 만들면 비닐 20마키는 깔 수 있는 땅이고 야간 경사가 있어서 배수도 잘되고 고추밭으로는 적격이라고 말할 것 같다.
숙소 부근에 있는 레프블리카 광장은 황금 회전목마로 유명한 광장이지만 회전목마는 돌아가는데 타고 있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 광장 옆에 있는 가죽제품을 파는 가게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 청동 멧돼지 상이 있었다.
이 멧돼지 코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해서, 하도 만져서 청동 멧돼지 코가 광이 났다.
피렌체 중앙시장에도 가죽제품이 주류다. 가죽 잠바와 지갑, 가방, 혁대가 주로 많았고 시장에 들어서면 가죽 냄새가 나고 있다.
시장 안에는 소고기를 두둠하게 통째로 구워주는 곳이 피렌체에서 유명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시장 안을 돌다가 보니까 한 가게에 그런 메뉴판이 보였다.
그 메뉴판만 보고 별생각 없이 주문했더니 고기가 나왔다. 고기가 너무 컸고 두툼했는데 겉은 익은 것 같았지만, 아직 겉에도 핏기가 많이 보였다. 칼로 잘라보니까 핏물이 그대로 있는 것이다. 옆 테이블에는 그런 고기도 맛있게 먹는데, 난 도저히 먹지 못할 것 같아 번역기로 많이 익혀 달라고 해 다시 더 익혀서 먹었다. 그래도 핏기는 있었지만 맛도 있고 내가 먹은 소고기량으로는 최고로 많이 먹은 것 같다.
중앙시장 옆에는 산 초렌츠 성당이 있는데 수리 중이다. 유적지에 보수 중이거나 수리 중인 것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피렌체는 여행 인연이 아닌지, 하루 종일 비가 온다. 오후에는 미켈란젤로 언덕에 올라서 피렌체의 석양을 구경하려고 했는데 비가 오니까 다음날 아침에 오르기로 했다.
아침 일찍 오른다는 것이 늦잠을 자서 조금 늦게 올라 본 미켈란젤로 언덕은 피렌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두오모 성당과 조탑, 베키오 궁전과 베키오 다리도 보이는 전망이 최고인 장소였다. 오늘 피렌체를 떠나는 날인데 날씨가 화창해지고 있다.
이 광장에서 보니까 그렇게 높게 보였던 조토의 종탑이 두오모 성당의 돔 지붕보다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켈란젤로 언덕 가운데는 다비드 동상이 멀리 피렌체의 모든 것을 내려다보고 있다.
한참 있으니까 이제 단체 관광객 노인들이 버스에서 내린다.
이 미켈란젤로 언덕이 오늘 첫 광관지인 것 같다. 이 노인들이 떠나고 또 다른 관광버스들이 계속 들어온다.
내려오면서 아르노 강 위의 다리가 모두 조망이 되고 모든 성당이 다 보이는 이곳이 피렌체의 명당인 것 같다.
한강의 다리가 모두 보이는 곳에 지은 높은 아파트는 엄청난 가격에 분양되는데 이곳이 피렌체의 그런 곳이다.
돌아오면서 신곡의 저자 단테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에 단테의 생가를 찾아 나섰다.
어렵지 않게 찾았지만, 한때 살았던 곳에는 생가는 없고 박물관이 대신하고 있다. 그냥 굳게 닫혀 있는 박물관만 보고 돌아섰다.
돌아오는 길에서 마라톤 하는 노인들을 보았다. 오늘이 토요일이니까 동우회에서 운동하는 것으로 보이고 아르노강 옆으로 달려서 두오모 성당을 돌아서 가는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코스와 같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