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페라다 시내를 이른 아침에 순례객들이 순례 표시를 따라 조심스럽게 이동하고 있다.
시내 중앙에 있는 성당 광장을 지나서 시내를 벗어나기 위해서 종탑 문을 통과해서 걸어간다.
그때 종탑의 시계는 6시 반을 가리킨다.
시내를 벗어나면서 돌아보니까 시내가 아직 가로등이 켜져 있고, 날이 밝아오는 폰페라다 시내는 고요하다.
시내를 완전히 벗어나기 전에 큰 저택의 정원에 등을 돌리고 있는 남녀 조각상이 특이하다.
도시는 길게 흩어져 있어서 계속 주택이나 작은 성당과 정원이 있는 주택이 나온다.
한참을 지나도 시내에 딸린 도시는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가 고개를 넘어서 들판을 지나면서 작은 마을이 나온다.
그 작은 마을에 사람이 살지 않은 폐가가 여럿 보인다.
순례길에서 예스럽게 보이려고 남겨 놓은 집들이 아니고, 아마도 주인이 허락하지 않아 그대로 있는 것일 것이다.
여기도 우리처럼 부모님은 세상을 떠나고 살던 그 집이 그대로 있는 것이다. 그 자식들은 도시에 살고 있으면서 상속을 받아 팔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
마을을 지날 때마다 어김없이 있는 것은 교회의 종탑과 순례객을 대상으로 하는 작은 바이다.
이 작은 바에서는 상당히 비싼 가격을 받고 있으면서 그렇게 친절하지는 않다. 작은 생수 한 병에 1.5 유로를 받는다.
칸포나라야 마을도 제법 규모가 있는 마을이어서 시내에서 구경하다가 순례 표시를 잊어버리고, 다른 곳으로 한참을 가다가 돌아와서 다시 길을 찾았다.
길을 찾다가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눈으로 찾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카미노” 하고 외치면 어김없이 친절하게 알려준다.
칸포나라야 마을을 벗어나기 전에 멋있게 조성된 가로길이 있다.
이곳을 지나서 지루한 들판 길을 걸어간다.
아무 생각 없이 걷기도 하지만, 가끔은 걸으면서 정석대로 걸어 본다.
발은 11자로 하면서 발 사이의 간격은 10Cm로 유지하면서 걷는다. 어깨는 펴고 배는 당기면서 바른 자세로 정면을 보고 걷는다. 또 가급적 무릎은 덜 굽히면서 걷는다.
이때 발꿈치를 놓은 것에 대해서도 신경을 쓴다.
뒤꿈치를 먼저 지면에 놓고, 다음은 앞 발가락을 놓기 전에 발 안쪽이 먼저 닿으려고 신경을 쓰면서 알 발가락을 놓는다.
여기서 가장 내가 신경 쓰고 좋아하는 복식호흡을 함께 한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아랫배를 내밀고, 숨을 크게 내쉬면서 아랫배를 당기면서 천천히 호흡하면서 걷는다.
멋진 가로수길을 지나 다시 산길과 들길로 순례길은 이어진다. 이곳 순례길의 특징은 그렇게 많던 밀밭이 보이지 않고, 거의 포도밭이다. 작은 산을 온통 포도밭으로 만든 곳이 있을 정도로 끝없이 포도밭이 이어진다.
순례길 표지석에 198.5Km이 보인다.
아마도 산티아고 성당이 이 정도 남았다는 뜻인 것 같은데, 벌써 600Km 이상을 걸어왔다는 것이다.
순례길은 끝없는 포도밭을 따라서 걷는다.
지금까지 본 마을들은 대게 한곳에 모여 있었지만, 여기는 따로 떨어진 독립가옥이 자주 보인다.
그 독립가옥이 농가 주택인 경우도 있지만, 엄청 큰 개인 저택도 눈에 들어온다.
멀리 언덕 넘어서 마을이 보인다. 이 마을은 붉은 기와가 아니라 검은색 색깔의 지붕들이 대다수이다.
넘어가 보니까 제법 큰 마을이다. 그런데 성당의 종탑이 보이지 않고 주택들만 모여 있는 곳으로 요즈음에 만들어진 마을 같다.
시내로 들어가 보니까 성당이 있지만,
아주 작은 성당이 중앙에 자리하고 있고 그 성당 주변에 건물들이 더 크고 넓게 자리하고 있다.
이 마을을 빠져나와서 다시 들판을 걷는다.
이번에도 어제와 같이 도로로 가는 길과 옆으로 올라가는 순례길이 나온다.
이 길도 나중에는 만나는 것은 확실하지만, 어느 길이 더 짧을 것인가를 판단을 내가 선두에 있어서 내가 결정했다. 이번에도 나는 도로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가 도로 길을 맨 먼저 걸어가니까 뒤에서 망설이던 노인들이 모두 도로를 따라 걷는다.
이번에는 내 판단이 정확했다.
오늘은 계속 도로로 가면 오늘 목적지인 빌라프란카에 도착할 것 같다.
계속 갈 수는 있었지만, 중간에 순례길 표시가 있는 곳에서 다시 산길로 올라갔다. 이곳에는 191Km가 표시되어 있다.
산길은 걸어 올라가다가 다시 내리막도 나오는 길이다. 이 길에도 포도밭이 이어져 있는데 포도밭 가운데 지어 놓은 농막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 보이는 오르막의 작은 집을 지나면 오늘 묵어갈 빌라프란카 마을에 도착할 것 같다.
실제로 넘어서니까 계곡에 큰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입구에서 건물 옥상에서 큰 개가 한 마리 환영의 표시를 하는 것 같다.
멀리 성당이 보이고 성당을 향해서 계속 걸어갔다.
오늘은 적당히 걷기로 했기 때문에 정오쯤에 걷기를 마쳤다.
걷기를 마치고 점심을 성당 앞 벤치에 먹었다.
점심은 요거트 1개, 납작 봉숭아 2개, 참치 캔 1통, 샌드위치 4조각, 날 계란 1개와 맥주 2캔이다.
샌드위치 속에 참치를 넣어서 먹고, 날 계란은 그대로 마셨다. 그리고 후식으로 봉숭아와 요거트를 먹으니까 그만이다. 맥주는 한 캔만 먹었다. 더 마실 수가 없었다.
바로 앞에 성당에 알베르게가 있었다.
안내문에는 5유로라고 나와 있었는데 10유로를 받는다. 그래도 군말 없이 계산을 하고 숙소로 올라갔다. 오늘은 일찍이 걷기를 마쳤기 때문에 빨래를 할 생각이었다.
일단 먼저 샤워를 하고, 다음에 빨래하는 곳으로 가서 그곳에 있는 세숫비누와 세제를 합해서 손빨래를 신속하게 했다. 신속하게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오기 전에 하는 것도 있지만, 빨랫줄에 빨리 가야 빨래집게가 있기 때문이다. 바람이 상당히 불어서 집게를 집어 놓지 않으면 빨래를 날아가기 때문이다. 늦게 가면 집게가 없어서 마를 때까지 지켜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다행히 모두 집게로 집어 놓았다.
그리고 한숨 돌리고 입구 안내로 가서 와이 파이 번호를 물었다. 주인이 횡설수설하는 것을 보니까 와이파이가 없는 것 같다.
번역기로 왜 없는지를 따지니까 주변에 식당에는 잘 된다고 한다. 어처구니가 없는 소리를 하는가 하면, 루터가 순례길에서 와이파이를 원하지 않을 것 같다는 헛소리도 한다.
일부지만 상식이 없는 돈에 눈먼 사람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