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 7일차

by 안종익


오늘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 마지막 날이 될 것 같다.

빨리 마치려는 마음도 없고, 그렇다고 다시 다른 곳으로 트레킹 코스를 늘릴 생각도 없다.

워낙 난방이 되지 않는 롯지에서 옷을 몇 겹씩 입고 지내면서 세수도 제대로 하지 않았기에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은 생각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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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와(위, 중간, 아래 시누와)>


시누와에서 일어나 아침식사를 해야 하는데, 입맛이 없어서 뜨거운 생강차를 한 잔으로 대신했다. 또 뜨거운 물도 한 병 사서 배낭에 넣었다.

날이 밝아지면서 더 머무를 이유도 없고 그냥 천천히 하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다른 날보다 일찍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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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와 중간 마을에서 위 마을까지 올라올 때도 오르막 계단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내려가면서도 역시 계단이 많은 조심하지 않으면 밑으로 굴러 떨어질 수 있는 계곡 위의 작은 산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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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시누와에 도착하기 전, 계단 중간에 소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올라갈 때도 이곳의 소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니 이 소들의 외양간이 계단인 것 같다. 아마 외양간이 길 옆이라서 주로 길 위에 올라와서 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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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검은 개 세 마리가 나타나서 내가 가는 길을 안내하듯이 앞서가다가 내가 오지 않으면 기다렸다가 다시 앞을 가면서 계속 길잡이 노릇을 한다. 내가 잠시 쉬면 개들도 주변에서 쉬면서 나를 기다린다. 이렇게 개들의 수행을 받으면서 촘롬까지 내려왔다.

촘롬에서는 개들이 한 마리씩 줄어들더니 오르막에 오를 때에는 보이지 않았다. 마치 임무를 마치고 다시 돌아간 것처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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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촘롬에도 계단이 많았다. 올라가는 계단이라서 더 많아 보인다. 하산하는 촘롬 오르막길도 ABC 트레킹에서 손꼽히는 힘든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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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힘이 더 드는 것 같아 촘롬 중간쯤에서 에너지 초콜릿을 사 먹었다. 평소에 초콜릿을 잘 먹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것 중에 가장 익숙한 것이 그 초콜릿이었다. 무엇인가 먹을 것이 들어가니까 힘이 나는 듯하다.

그래도 이제 촘롬을 지나면서 이제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니까 위안이 된다. 올라가는 앞길이 많은 계단이 기다린다는 것을 생각하니까 경험한 사람으로 마음의 여유를 느낀다. 그래도 내려오는 내 얼굴보다 더 기대에 찬 표정들을 하고 있다.

촘롬 마을 꼭대기쯤에 지누란다로 가는 표시가 있다. 표시가 입간판도 아니고 담에 표시되어 있는 것이 전부이므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올라갈 때는 그 표시를 보지 못할 정도였지만, 그래도 내려갈 때는 신경만 쓰면 보이는 곳에 있었다.

실제 촘롬 위쪽 사람들이 모두 지 누란다 쪽으로 포카라에 가는 것 같다.

갈림길에서 갈라져 내려가면 스누와 계곡에서 촘롬까지 올라온 만큼 내려가야 지누란다 마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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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누란다 마을은 여러 곳에 흩어져서 다랭이 논에 벼농사를 하는 마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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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랭이 논과 집들이 산 중간중간에 흩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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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누란다에 내려가는 길은 처음 가지만 이곳으로 올라온다면 만만찮은 길이다. 실제로 올라오는 사람들 표정에서 힘들어하는 것이 보인다.


지겹도록 내려오니까 출렁다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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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본 출렁다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길이가 두 배가 넘고 계곡의 깊이도 아찔하다. 한참을 걸어도 중간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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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다리를 당나귀들은 짐을 싣고 일사불란하게 잘 가고 있다. 출렁다리 중간에 당나귀 배설물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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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를 건너서 조금만 올라가면 택시들이 기다리는 곳이 있다. 이곳까지 짐들이 도착하면 당나귀들이 옮겨가는 것이다.

여기서 포카라 가는 택시는 7명씩 태우고 가는데, 7명인 다 올 때까지 일찍 온 사람은 기다려야 했다. 그래도 사람이 다 올 때까지 트레킹 하는 사람이나 주민들은 불평 없이 기다린다.


이렇게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의 푼힐에서 일출을 보고,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올라갔다가 지누란다 쪽으로 내려오는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를 마감했다.

이 코스를 12일 코스로 여행사에서는 운용하는데, 7일 만에 다녀온 것이다. 급한 것이 없으니까 천천히 옆을 보면서 갈려고 마음을 먹고 그렇게 했지만, 마음이 급한지, 습관적인지, 부지런히 걷다가 보니까 일찍 끝나게 되었다.


설산의 아름다움을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기간이었고, 히말라야 사람들은 호객행위를 거의 하지 않고, 거짓 없는 표정이 좋았다. 그래도 늘 웃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히말라야 순수한 자연을 보는 듯하다. 캠프 정상까지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와 롯지에서 떠들며 즐겁게 노래 부르는 포터들이 목소리가 정겹게 들리던 것을 오래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오가면서 “라마스떼”하면서 서로 산행의 안전을 기원하던 인사말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라마스떼”는 “나의 신이 당신의 신께 인사드립니다”.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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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푸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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