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예보 날씨로는 가장 걷기가 힘든 날이라고 생각되는 날이었다. 그것은 오늘은 바람이 가장 심하게 불고 눈으로 시작해서 오후에는 비가 온다고 예보되었으니까 그렇다. 사실 눈만 와도 걷기가 쉽지 않지만, 그다음에 비가 오면 옷이 젖고 내린 눈이 녹아서 질퍽거려서 걷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오늘이 힘든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어제저녁에는 내일 걱정은 내일 한다는 생각으로 쉬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 준비하고 출발을 하려니까 걱정이 된다.
아직은 비는 오지 않고 간간이 눈이 내리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어느 때 돌변해서 진눈깨비가 올 것이라는 생각은 하면서 걸어간다. 그러나 오늘도 바람은 여전히 강풍이다. 바다의 파도는 날마다 높이를 갱신하는 느낌이다.
해안선을 따라가면서 먼저 보이는 것이 인어와 춤추는 돌고래 상이 나온다.
그다음에는 약간 언덕으로 올라가니까 로렐라이 요정이 바위 위에 앉아 있는 조각상이 있다.
이 요정이 앉아 있는 바위는 약간 언덕이어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곳이다.
해안을 따라서 걷는 길은 역시 아름답지만 바람이 불어와 눈을 잘 뜨지 못할 정도이니까 감상하기 힘들다.
바닷가 해변길 옆에는 제주도에 자생하는 문주란이 아직 푸른색을 띠고 있다.
제주도 해변에는 세련된 안내판이 있다.
보통 육지 해변가에 붙어 있는 안내판에는 “경고”로 시작하면서 이곳 바다에 무엇을 채취하면 무슨 형벌을 받는다고 하면서 해변을 지나가는 사람을 절도범으로 의심하는 듯한 문구가 적혀 있고, 마지막에는 무슨 마을 어촌계장이라고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은 같은 내용이지만 부드럽고 거부감이 없는 안내판이면서 또 문구도 벌금이나 형벌을 언급하지 않고 관계 법령이라고 표현해 놓았다.
올레길을 걷고 있는 곳이 공항 부근이라 멀리 항공기가 내리는 것이 보인다.
이틀간 폭풍이 심해서 항공기가 운항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오늘 내리는 것을 보니까 반갑고 오늘은 어쩌면 날씨가 그렇게 심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해안선에서 용두암을 만났다.
화산이 분출되면서 굳어진 모양이 용의 머리를 닮았다고 붙여졌다고 하고, 바로 옆에는 바다로 이어지는 연못이 용연이다. 그 용연 위로 출렁다리를 만들어 놓았다.
용담 포구를 지나서 제주 시내로 들어가니까 제주목 관아가 나온다. 건물의 규모가 주변에 비교하면 눈에 띌 정도의 건물이다.
제주동문시장이 나오고 올레길 17코스도 마감했다.
제주목 관아가 있는 곳은 제주 시내 중심이었다. 그런 길을 걷다가 보니까 주변에 돌아보다가 리본을 잊어버렸다. 제주 올레길에서 느낀 것은 리본들이 많이 달려 있다. 다른 길을 안내하는 리본도 있고, 올레길과 같은 방향도 있지만, 그 리본들은 서로 색깔로 구분하는 것 같다. 그러니 색깔을 생각하지 않고 펄럭이는 것만 따라가다가는 길을 잃기 쉽다.
이번 제주 시내에서도 다른 것을 구경하다가 리본과 화살표를 확실히 놓쳤다. 그래서 이곳 거리를 청소하는 분에게 올레길을 물어보았다. 눈치가 잘 모른 것 같은데 어느 쪽으로 가라고 했다. 그쪽으로 가서 표식을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다시 잃어버린 곳까지 되돌아가서 길을 찾아갔다. 산티아고 길을 걸을 때는 “까미노”라고 물으면 누구나 정확히 길을 가르쳐 주었는데, 아직 제주 올레길은 관심이 그보다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제주 동문시장을 지나서 산지천으로 따라서 올레길이 나 있다.
산지천이 시작하는 지점에 크리스마스 투리가 잘 만들어져 있는데, 오늘이 크리스마스이브라서 새롭게 보인다.
18코스를 시작해서 얼마 가지 않으면 김만덕 객주가 옛 모습으로 보존하고 하고 있다.
김만덕 객주에서 얼마 가지 않으면 제주항 여객터미널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 건입동 벽화마을이 조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