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다가 그치고 멀리 푸른 하늘이 보이기도 했지만, 눈은 그친 것은 아닌 것 같다. 눈길을 따라서 산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들판으로 나오는 길을 걷다가 또 산길로 걸어간다.
그렇게 걸어가는 오늘은 올레길을 걷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멀리 마을이 보이고 다시 귤 밭이 나온다. 아직 수확하지 않는 감귤이 눈을 맞고 있다.
눈 오는 들판에 제주말들도 눈을 맞으면서 서 있다.
광령 1리 사무소 앞에는 올레길 17코스 시작을 알리는 표시가 있다. 그것은 올레길 16코스가 끝났다는 말도 되는 것이다.
점심때가 되어서 수 십분 전에 지나던 길에 내가 좋아하는 순대 국밥집이 있었는데, 아직 올레길 16코스를 끝까지 마치고 먹으려고 계속 걸어온 것이다. 이제 17코스를 시작했으니까 좋은 음식점이 나오면 들어가려고 주위를 열심히 살피면서 걸었다.
걸어가는 길 건너편에 40년 전통이라는 해장국집이 눈에 들어온다. 느낌이 와서 들어가니까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 집은 해장국으로 맛집이 확실했고, 막걸리도 한 잔도 팔면서 2000원 받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해장 국밥과 막걸리 한 잔이 눈 오는 날 힘든 여정의 피로를 씻어주는 듯하다.
점심을 먹고 다시 걷는 길은 월영교에서 무수천을 따라서 해안으로 가는 코스이다. 무수천을 따라서 걷는 길도 눈은 계속 내리고 있다. 무수천을 따라 난 길에 볼만한 곳이 상당히 많았다. 깊은 웅덩이도 있고,
도로의 아치형 다리도 만난다.
계속 눈은 내리고 그러다가
파란 하늘을 깜짝 보여주기도 했다.
무수천의 긴 길을 걷고 나서 외도천에 도착할 무렵 눈이 또 폭설에 가깝게 내린다.
외도천은 보호수로 곰솔이 서너 그루 있었고
외도천을 잘 조성해 놓았다.
외도천 위로 눈이 오지만 한가롭게 물놀이하는 오리들은 평화롭게 헤엄치고 있다.
올레길은 결국 해안선으로 통한다.
다시 파도치는 해안선을 걷는다.
파도와 바람이 때를 만난 것처럼 기승을 부린다.
그것에 장단 맞추듯이 눈까지 심술을 부리는 날씨이다. 너무 추워서 이호 테우 해수욕장을 지날 때는 오늘 묵어갈 숙소를 찾는데 온 신경을 썼다.
해수욕장 부근에서는 숙소를 찾지 못하고 계속 걸어갔다. 멀리 말로 만든 등대를 바라보면서 해안 길을 계속 걸어갔다.
오늘은 바다의 파도가 너무 세다는 것을 느낄 정도로 심하게 치고 있다.
도두 추억愛 거리까지 와서 도저히 더 걸어갈 수 없을 정도로 추위와 바람이 심해져서 묵을 장소를 찾아서 마을로 들어갔다.
너무 추워서 따뜻한 곳이 묵어갈 숙소의 첫 번째 기준이 되었다. 내일도 오늘처럼 춥고 눈이 아닌 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까 걱정도 되지만, 일단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현재가 너무 힘이 드니까 내일 걱정은 후 순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