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시작되는 날이 되면 새로운 마음으로 무엇인가 하고 싶은 것이 생각난다.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무엇인가를 경험하거나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달이나 명절 때도 그런 마음이 많이 들고, 특히 한 해가 시작되면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아직도 무엇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살만한 때라고 위안도 해보지만, 그래도 때만 되면 또다시 시작하는 것은 살아오면서 마음의 습관이 된 것 같다.
젊어서는 간절함도 있었지만, 지금은 하고 싶은 것이 그렇게 많지도 간절하지도 않지만, 습관적으로 또 무엇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무엇을 하려는 마음과 시도는 늘 했지만, 실천한 것은 기억에 별로 없고 이루지 못한 것이 많았다.
여러 해 동안 글쓰기 연습에 너무 욕심이 앞선 것 같다. 열심히 연습하지도 않았으면서 어떤 성과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 욕심이 나를 힘들게 했고, 즐겁게 해야 글쓰기 연습을 흥미 잃게 하고 있다.
일전에 책을 한 권 만들었다. 미숙하지만 엄마에 대한 글인데, 그동안 써 놓은 것을 정리한 것이다. 내 나름 구성하고 정리해서 그것을 출판하려는 생각도 했다. 막연히 가능하리라는 마음에 출판할 곳을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방법도 모르고 누구에게 조언을 받을 곳도 없었다.
몇 날을 두고 고민했지만 막막한 생각만 들어서 그냥 접기로 했다. 그래서 그냥 제본해서 몇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다. 글을 썼다 해도 책이 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
요즈음은 글을 쓰는 사람이 많지만, 읽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책은 다른 전달 매체보다 관심이 멀어진 것이다. 책 보다 더 쉽고 편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많아서 책은 이제 흥미가 적고 매력 없는 전달 수단이 되었다. 시간이 덜 들고 재미있으면서 쉬운 수단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쓰는 사람이 책을 읽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니 점점 더 책을 읽는 수는 줄어들고 관심도 멀어지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책을 만들어서 다른 사람에게 읽히게 하기도 힘들고, 그러니 책을 출판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특별한 내용이거나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 쓰지 않으면, 출판해도 팔리지 않으니까 일상적이고 평범한 수필집의 출판은 어려운 것이다.
글쓰기를 하면서 잘 쓸려는 마음을 버리고 그저 생각나는 것과 느낀 것을 솔직하게 쓰는 것이라고 마음은 갖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 그런데 그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이 힘들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늘 만족스럽지 못한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글쓰기는 그냥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으로 정리하면 되지만, 열심히 하는 것까지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인 것이다.
그러면 살면서 무엇이라도 열심히 해야 하는 것과 글쓰기와 분리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그러니 열심히 사는 것이 글쓰기와는 별개이고, 글쓰기는 이제부터 늘 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가끔 생각나면 쓰는 것으로 정리해야 한다.
그냥 생각나면 쓰면서 습관이 되면 좋은 것이고 그러다가 감동적인 내용이 나오면 감사한 일이고, 아니면 내가 살아온 세월의 일기 같은 것으로 남겼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나머지 삶의 목표를 글 쓰는 것으로 정하니까, 글을 잘 쓰려고 욕심도 낸 것이다.
글쓰기와 같이 너무 진지하고 힘든 생각을 갖고 생활하니까 삶 자체가 무거워진 것 같다. 결과물도 없이 마음만 힘들게 살아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렇게 심각한 생각도 갖고 살아 봤으니까 이제는 다른 방법으로 살아가야 할 것 같다. 그 방향이 단순하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다.
무엇을 이루려는 마음에서 벗어나서 바램을 내려놓고 사는 것이다. 그렇지만 게으른 생활이 아니라 몸은 늘 부지런한 삶이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 시작하는 날에는 바램이 없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것을 실천하면서 살아보는 것이다. 예전에 비해서 작은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정해 놓고, 실천하는 만족한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환갑이 될 때까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무거운 체중으로 오랫동안 살았다. 원래 체질적으로 무엇을 먹으면 정직하게 살로 가는 체질이다. 그래서 늘 과체중 상태로 살아왔다. 그 과체중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수십 년을 다이어트에 신경을 썼다. 그에 관련된 책도 많이 읽었고 운동도 열심히 했지만, 체중을 줄이는데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하고 비만이었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체중을 관리해 주는 귀한 사람을 만나서 그렇게 힘든 체중 조절을 성공했다. 체중을 줄인다는 것은 암 환자의 치료보다 더 힘들다고 비교를 할 정도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말도 있다. 실제로 수 십 년을 애썼지만 이루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러던 체중이 정상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몇 년을 유지했으니까 일단은 성공한 것이다.
이제 그것을 유지하는 것으로 새날의 바램으로 정한 것이다.
몸이 가벼운 것으로 만족하면서 사는 것을 새해 목표로 삼은 것이다.
무겁던 몸을 가볍게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그것이 살아가는 기쁨이고 즐거움이 되기에 충분하다. 무겁던 몸이 가벼워진 것처럼 마음도 편안하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새날이 시작되는 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때이지만, 이번에는 실천한 적이 있고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바램으로 시작할 것이다. 새 날에 다짐하는 습관적인 생각을 올해도 버리지는 못한 것이다.
그래도 올해는 이렇게 작은 목표를 갖고 그냥 머리 복잡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목표도 부지런해야 될 수 있다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부지런함에 매몰되어 그것이 스트레스가 되면 안 되고, 부지런함은 원래 인간이 살아가는 기본인 것이다. 부지런함은 마지막까지 같이 가야 할 습관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