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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Feb 15. 2023

남파랑 길 16일차

다시 시작하는 통영에서 길은 새로운 코스인 남파랑 길 28코스는 장평 마을에서 시작했다. 장평 마을은 조용한 시골 같은 분위기가 있은 곳으로 한적한 동네 길을 걸어가면 다시 호수 같은 바다가 나온다.

양쪽이 산으로 둘러싸인 통영 체육공원 앞바다는 호수같이 잔잔하다. 처음에는 호수로 착각을 했는데, 가로지르는 뚝 길을 넘어서 넓은 갈대숲이 조성되어 있는 것을 보고 바다인 것 같다.

이 잔잔한 호수 같은 바다의 마을은 삼화 마을이다. 삼화 마을에서 큰 도로를 지나서 삼봉산 쪽으로 들어가면 한적한 산속이 많이 나온다.

이런 길들을 걷고 걸으면 바다로 가는 회포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부터 바다가 보이는 해안 길을 걷는다. 이 해안 길에서 잘 생긴 섬을 보면서 걸어가면 세자트라 숲이 나온다.

이 세자트라 숲과 연결된 해안 숲길은 나무도 많고 길도 잘 다듬어져 있는데, 이 길이 이순신 공원으로 가는 길이다. 얼마 안 가서 나올 것 같았던 이순신 공원은 한참을 가는 긴 길이다.


멀리 이순신 장군 동상이 보이는 곳은 길과 해안이 조화를 이루어 멋진 해안 길을 만들고 있다.

이 길에서 동호항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바다를 가리키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호항을 따라서 해안 길을 걸어가면 강구안이 나온다. 강구안에도 거북선 배가 바다에 떠있고, 정자와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은 곳으로 조성되어 있다. 이곳 통영은 이순신 장군의 유적과 연관되는 곳이 많다.


강구안 중간쯤에 김춘수 시인의 시비가 서 있고,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적혀 있다. 시비가 서 있는 위치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 서 있다.

시비를 지나서 계속 올라가면 동피랑으로 가는 길이다. 동피랑은 오르막으로 올라가면 벽화가 먼저 보인다.

벽화가 있는 곳에 잠깐 쉴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져 있다. 동피랑의 맨 위쪽에 올라오면 항구가 내려 다 보이는 곳이 풍광이 최고이다.

옆으로 이동하면서 할머니가 의자에 앉아 있다. 아직 이른 아침 시간에 할머니가 마실 나온 것 같다. 너무 빨리 마실 나와서 의자에 앉아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조형물이다. 주름진 얼굴이나 앉아 있는 자세가 보통 할머니 모습이어서 착각을 했다


동피랑을 지나니까 망월대가 나온다. 망월대를 지나면 통영 시내의 일상적인 도로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을 걸을 때는 사람 사는 구경도 했지만, 화살표를 찾는 데 신경을 썼다.

시내 길을 찾아서 이리저리 가다가 우연히 보이는 곳이 충렬사였다. 충렬사는 이충무공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충렬사는 옆으로 지나면서 볼 수 있도록 남파랑 길이 만들어져 있다.


통영의 시내 길로 남파랑 길은 계속 이어져 만들어져 있어서 통영 시내를 다 보여줄 것 같다. 다시 오르막으로 오르는 곳이 서피랑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서피랑길은 통영에서 잘 보이는 서포루의 꼭대기로 올라갔다.

서피랑 정상에 서포루가 서 있고, 서쪽의 절벽이 있는 곳에 있다 하여 이곳 일대를 서피랑이라고 부른다. 시내의 높은 벼랑에 위치한 서피랑은 통영의 해안 절경을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가파른 서피랑길을 내려오면 시내에는 윤이상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윤이상 생가 옆에 조성한 공원과 기념관이 있고, 소 공연장도 있는 곳이다. 윤이상은 재독 세계적인 작곡가로 알려졌던 분이다.

윤이상 기념관을 나와서 해안으로 가면 해저터널로 들어가는 곳도 있고, 해안 길을 따라가면 충무교가 나온다.

여기에 바다 물살이 빠르게 흐르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통영대교에 이르는 바닷길이 운하처럼 보인다.

충무교를 지나서 멀리 통영대교의 아치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이곳의 야경이 명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통영대교 밑을 지나면 멀리 대학의 건물이 눈에 들어오고, 대학의 앞바다를 지나서 언덕으로 올라가면서 지나온 통영대교를 돌아보면 멋있게 생긴 다리인 것을 다시 확인해 본다.

해안 길을 가다 보면 민양마을이 나오고 그 민양마을 앞에 있는 섬이 평화롭다. 보통 지금까지 남해안의 해안에는 멀지 않은 곳에 작고 아름다운 섬들을 많이 보았다. 우포 마을까지 바다만 보고 걸어가면 끝도 없이 이어질 해안 길 같지만, 바다에도 굴 양식장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통영이 굴의 고장인 것 같다. 바다에는 끝없는 양식장과 육지에는 항구마다 굴 껍데기가 산처럼 쌓여 있고, 항구의 바지선에는 부표들을 가득 쌓아서 실어 놓고 있다.


“사리포의 바다 노을 전망대”라고 쓰인 곳에서 바다를 향해서 사진을 찍어 보니까, 그림이 좋다. 여기에 저녁놀이 물들면 멋진 전망대가 될 것 같다.

이런 전망대는 해안 길을 걸어가면 또 나온다. “평인 일주로 노을 전망대”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이곳은 해안선보다 섬들이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평림항이 나오고 걷기 좋은 항구의 길이 나온다. 이 길은 아름답고 걷기도 좋은 항구의 길이다. 이곳이 무전 해변공원이다.

이곳 해변공원이 남파랑 길 29코스의 종점이다. 통영대교를 지나서부터는 해안선을 따라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걷는 길이다. 차도 많이 다니지 않고 사람도 많지 않은 도로 길이다. 갯내음과 굴 내음이 나는 걷기 좋은 어촌 길이다. 날씨가 야간 쌀쌀한 기분이지만, 비내는 날보다 걷기가 훨씬 좋은 날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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