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종익 Mar 31. 2023

남파랑 길 45일차

강진의 사내호의 긴 방조제에서 걷기 시작했다. 방조제를 막아서 삼각형의 큰 사내호를 만들었다. 사내호에는 밤새 낚시를 한 사람들이 보인다. 방조제 도로에는 차량이 있고, 호숫가에는 텐트와 드리워진 낚싯대가 있다.

사내 방조제의 거리가 십 리나 되는 거리이다. 방조제 밑 아스팔트 길이 끝나 갈 즈음에 해남군에 들어온 것을 알리는 이정표를 만났다.

방조제가 끝나고 해남에서 해안 길에 들어서는 곳에 강진만의 해안 도로도 끝이라는 이정표도 나온다.


해남군의 해안 길에서 만난 첫 마을이 내동 마을이다. 해안선의 반달 모양의 중앙에 모여 있는 전형적인 해안가의 마을이다.

이 마을을 지나도 계속 해안선을 따라서 길이 만들어져 있다. 여기도 갯벌과 섬과 먼바다가 보이는 길을 걷는다.


해안선 길을 걷다가 상처 입은 곰솔 한 그루가 서 있는 방조제가 시작된다.

그 방조제가 끝나는 쪽 넓은 갯벌이 있는 바닷가 정자에 자칭 “바다 사나이”라는 사람이 새해 인사를 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새해 인사를 유명인이나 선거에 출마자가 아니라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벌이나 섬은 오늘은 보통 보이는 날이다. 갯벌 해안이 끝나면, 농로와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서 해남 길을 걸었다. 들판에는 트럭터가 논을 갈고, 여기도 초지가 많이 보인다.

지금 걷는 도로 길, 왼쪽으로 바다 넘어 보이는 곳은 완도일 것 같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높은 산 너머는 해남읍이 있는 것 같다.

해남에서 완도로 넘어가는 마을인 남창 마을에 도착했다. 수선화와 벚꽃이 핀 초등학교를 지나면 남창 시외버스 터미널이 나온다. 이곳이 완도와 해남군이 통하는 관문이었다.

지금은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지만, 예전에 남창 장날이면 사람들이 차고 넘쳤을 것이다. 남창 마을의 중심가를 지나 다리를 건너서 85코스 종점이 나온다.


86코스는 완도로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건강한 섬 완도라고 쓴 문구가 보인다. 완도로 들어가는 큰 도로는 차들이 무서운 속도로 다니고, 옆에 있는 옛날 도로로 남파랑 길이 나 있다.

처음 만나는 것은 달도 테마공원이고, 갯벌 체험장과 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이 테마 공원을 지나면 완도 대교가 나온다.

완도 대교를 건너면서 내려다 본 바다는 푸른 청정해역이다.


완도 대교를 넘어서 해안 길과 시골길이 있는 평범한 길을 계속 걸었다.

멀리 무지개 색깔 경계석 해안 길 끝에 장도가 보인다.

장도는 청해진의 유적지로 망루가 여러 개 보인다. 먼바다가 조망되는 곳에 만들어진 유적지는 그 옛날 장보고가 활약하던 시절이 연상되는 곳이다.

장도의 유적지를 지나면 경계석은 자연석에 무지개색을 입혀 놓았다. 무지개색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이 길을 계속 가면 장보고 기념관이 나온다. 예전에 왔을 때도 내부 수리 중이었는데, 이번에도 내부 수리 중이다. 기념관 앞 넓은 잔디밭에는 아주머니들이 웃고 떠들면서 잡초를 뽑고 있다.


기념관 옆에 있는 것이 장보고 공원이다. 공원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장보고의 흉상과 그 앞에는 장보고 사당인 청해사가 있다.


장보고는 이곳 완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내고 당나라로 건너가 산둥성에 적산 법화원을 세운다. 이를 근거지로 무역을 시작해서 동아시아의 해상권을 장악한 무역왕이 되었다고 한다.

완도에는 청해진을 설치하고 해적을 소탕하고 해상교역의 중심지로 삼았다.

장보고 공원 옆에는 해양 생태전시관이 자리하고 있어서 이 주변에 완도가 자랑하는 것이 모두 위치해 있다.


완도읍이 가까워지는 마을에 벚꽃이 만개해 있다. 지금 완도에는 벚꽃이 활짝 핀 시기인 것 같다.

벚꽃길을 지나서 완도읍으로 들어가는 입구 언덕에 장보고 동상이 멀리 바다를 가리키면서 서 있다.


완도읍 동백나무들이 군락을 이루어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있는 곳에서 가던 길을 멈추었다.

갑자기 떨어진 동백꽃을 주어서 나도 하트 모양을 만들고 싶었다.

동백꽃은 그렇게 많이 떨어져 있지 않아 여러 나무 밑을 돌아다니면서 꽃들을 모았다. 모은 꽃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의 행복하기를 빌어 보았다.

다른 사람이 만든 동백꽃 하트 모양은 쉬게 만들어진 것 같았는데, 내가 만들어 보니까 여러 번 손이 가고 번거롭다.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이다.


신기 마을의 언덕을 넘어서면 바다가 나오고 큰 건물과 완도읍의 중심지로 들어가는 길이다.

한창 공사 중인 큰 건물 밑으로 걸어가면 푸른 바다와 붉은 등대가 서 있다. 등대 쪽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푸른 바다 위에 신지대교가 시원스럽게 서 있다.

멀리 바다 위에 주도가 보이고 그 뒤 산 위에 완도 타워도 보인다.

완도 거리에서 제일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전복 관련 간판이다. 이곳이 전복이 유명한 곳이라는 것을 누가 말을 하지 않아도 눈으로 알 수 있는 곳이다. 거리의 조형물도 전복 모형이다

전복의 거리에서 87코스의 종점이 나온다. 오늘은 여기까지 걷기로 했다.








작가의 이전글 남파랑 길 44일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