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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May 12. 2024

서해랑 길 4일차

원문 마을에서 시작해 밭길을 따라 걸어가다가 양배추를 많이 하는 송정리를 지난다. 

이곳 주변은 토질이 양배추에 적합한 땅인 것 같다. 양배추의 푸른 들판이다.


다음에 지나는 원동리 마을은 마늘과 배추도 있고 작물을 골고루 하고 있고, 진도로 가는 대로 밑의 굴을 지나면서는 대파를 대단위로 경작하고 있다. 

여기서부터는 낮은 산들을 토지로 만든 곳이다. 그렇게 경사가 급하지 않으면 거의 개간을 해 밭을 만들어 농사하고 있다.

멀리서 볼 때 잘 정리된 마을이 나올 것 같은 곳을 넘어가니까 학동마을이 있다. 

동네는 상당히 큰 동네이고, 이 동네의 산길을 넘으면 해남의 우수영이 나온다. 산길이 순해 보였지만 오르기에 힘이 든다. 마치 진도를 넘어가기 전에 해남을 잊지 말라는 뜻인지 기억에 남을 정도로 숨이 차게 하는 길이다. 


산을 넘으니까 진도 바다가 보이다가 진도대교도 멀리 보인다. 


진도대교를 넘어가기 전에 해남 땅에는 우수영이라는 볼거리를 만들어 놓았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 전승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이 많다. 주변에 잘 꾸며진 조경이 눈에 들어온다. 

울돌목이 바라보이는 바닷가에는 고뇌하는 이순신 상이 있다. 아군 13척으로 133척과 싸우기 위해서 손에는 지도를 들고 바다를 바라보는 모습이다. 


이제 해남 땅을 지나서 진도로 넘어가기 위해서 진도대교를 건넌다. 진도대교 진입 조형물을 해남에서는 거북선을 만들어 놓았다.

진도대교를 건널 때 아래로 보이는 울돌목 위에 설치된 스카이 워크가 명품 조형물이다. 


진도대교를 건너면서 바닷물의 유속이 빠르다는 것이 눈으로 볼 수 있고, 대교 위로 부는 바람도 걷기 어려울 정도로 세차게 분다.

진도로 넘어오면서 진도대교의 진입 조형물이 진돗개 황구와 백구가 지키고 있는 형상이다. 


진도대교 앞에 있는 망금산으로 올라가면서 진도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을 내려오면은 갯벌이 보이는 바닷가이고 무궁화 공원이다. 건너는 해남 땅이 보이고 이제부터 해안선을 따라서 걷는다. 

걷기 시작해서 얼마지않아서 대파를 심는 밭이 보인다. 작업하는 인부 중에는 베트남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도 여럿이 있다. 


햇볕이 따가운 바닷가 아스팔트 길을 걷고 또 걷는다. 

생각을 비우고 내가 이렇게 걸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 걷는다. 어쩌면 이렇게 힘들게 고행의 길을 걷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그래도 바닷바람이 불어주어 시원하다.


해안 길을 걸어가면서 지나는 사람은 없지만, 차들만 간간이 지나간다. 주변 바닷가에 있는 건물들은 물고기를 양식하는 양식장이다. 

습지 생태 공원을 지나면서 준비해온 식사를 했다. 이렇게 바닷가를 걸으면 식당은 물론 없지만, 가게도 없다. 점심때가 되면 햇볕을 가려주는 곳을 찾아서 배낭에 넣어온 것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별것 아니지만 내가 만족하면 맛 나는 점심이 되는 것이다. 다시 이어지는 것이 해변길이고 도중 해변가에 보기 좋은 보리밭이 만들어져 있다. 아직 푸르지만, 해안가에서 바다 위에서 자라는 것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계속 바닷길을 가다가 다시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를 만났다. 

명량해전의 승전을 기념하고 진도 출신 순절자를 기리기 위해 이곳 벽파진에 기념비를 세웠다. 자연석으로 깎아 만든 거북이가 웅장하고 멀리 바다의 섬과 높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서 아래가 내려다보인다. 

그 바로 밑에는 벽파정이 있다. 

바다에는 벽파항이 위치하고, 다시 항구를 바라보면서 작은 방조제를 건넌다. 여기서 한참을 가서 산을 넘으면 연동마을이 나온다. 연동마을로 넘어가기 전에 있는 가정집에서 분홍색 찔레꽃 덤불이 있다. 아마도 꽃 색깔이 좋아서 다른 곳에서 옮겨 심은 것 같다.


연동마을에서 오늘은 걷기를 마치고 돌아가려고 마을의 버스 정류장을 찾았다. 사람들이 지나가지 않아서 동네로 들어가 사람을 만났다. 진도읍으로 들어가는 버스가 방금 떠났다는 것이다. 다음 버스는 5시에 있다고 한다. 

아직도 두 시간 이상 남아서 6코스의 마지막 종점까지 갔다가 와도 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서해랑 길 리본을 따라 다시 들길을 가다가 산길을 올라간다.

지금 가는 곳은 용장성으로 몽고에 항거하여 삼별초가 제주도에 가기 전에 용장성을 쌓고 저항하던 곳을 가고 있다. 

산길을 처음부터 오르막이다. 아마도 용장성은 산 중턱이나 정상 부근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부지런히 걸었다. 

아무리 걸어도 산길은 계속 올라가기만 하고 건물이 성이 보이지 않는다. 너무 힘이 들고, 오늘 예고한 비까지 내리기 시작한다. 산속에서 우의를 입고 오르막을 올라가니까 숨도 차고 온몸에 땀으로 젖었다. 그래도 곧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계속 오른다.

이제 산 고개 정사에 거의 올라서야 느낌이 온다. 이 산을 넘어서 내려가야 용장성이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한 시간을 등산한 것이다. 비를 맞아가면서 힘들게 고개를 넘어서 내려갔다. 용장성은 산기슭에 자리하고 있었다.

용장성 앞에는 큰 저수지가 있고 뒷산을 배경으로 해서 자리하고 있다. 배중손 장군의 동상과 함께 사당이 자리하는 곳에는 아무도 없고, 오직 나 혼자서 둘러보고 있다. 분위기를 맞추는지 비가 처량하게 내리는 용장성이다.

용장성에서 내려와 용장마을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진도읍으로 들어와 숙소를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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