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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May 22. 2024

서해랑 길 15일차


무안 군내버스를 타고 용당 마을버스정류장에 내려 운남면 방향으로 걸었다. 안개가 심해서 멀리는 보이지 않고 도로에 다니는 차도 많지 않다. 

좌우로 거의 논밭이고 걷는 길도 농노이다. 이 주변 밭에는 양파와 마늘 수확이 한창이고, 논은 모내기를 하려고 논을 장만하는 곳도 있고 모내기를 한곳도 보인다.

걷는 길에서 보면 멀리서 양파 작업하는 곳에 사람들이 30명 정도가 일하는 것 같다. 내용은 양파를 망에 넣어서 포장하는 것 같다. 삼각형 모자가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외국인도 있다. 그 옆에는 대형 트럭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작업한 양파를 싣고 갈 모양이다.

이른 아침이지만 벌써 일하는 곳에는 바쁘게 돌아간다. 

이렇게 무안의 시골을 돌아보면서 걷는 것이 이곳 시골 사람들은 어떤 작물을 하고, 어떻게 가꾸고 있는지 볼 수 있고 수확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모내기하는 논을 지나면서 이양기가 모를 심고 있지만, 주인은 모판을 날라다 주는 보조를 하고 있다. 지나가면서 모내기를 유심히 구경하니까, 주인이 먼저 말을 건다. 어디에서 왔고, 어디까지 걷느냐고 묻는다. 자기도 이렇게 세월 좋게 걷고 싶은데,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걷는 사람이 부러운 것 같이 이야기한다. 걷다 보면 어떤 사람은 왜 땡볕에 힘들게 걷지 말고 그늘에 쉬라는 사람도 있었다. 

논 주인에게 그냥 하고 싶어서 걷는다고 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이제 안개도 걷히고 구름이 없어서 땡볕이다. 여기 무안 운남면에는 경제성이 있는 것은 어느 것이나 가꾸고 있었다. 소나무를 가꾸어서 모양을 만들어 놓은 밭, 황금 측백을 심어 놓은 곳, 잔디를 심어 놓은 밭, 보리, 밀, 호박, 고구마도 있고, 특이하게 쑥을 심어 놓은 밭도 있다.

농로를 지나서 다시 한마을을 지나는데, 이곳도 용동 마을이다. 어제 망운면에서 종점이면서 오늘 시작한 마을이다. 같은 이름이 신기해서 한 번 더 돌아봤다. 

지금 마늘밭에 물을 주고 있는 곳이 있어서 의아했다. 

그래서 지나면서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까, 물을 주어야 수확이 잘 된다는 것이다. 지금 마늘과 양파를 수확하는 시기인데 두 작물을 모두 사람이 손으로 뽑는다고 한다. 양파는 굵고 땅 위로 어느 정도 올라와서 손으로 뽑으면 잘 뽑히는데, 마늘이 땅이 딱딱하면 손으로는 뽑히지 않아 호미로 캐야 된다고 한다. 그래서 캐기 전에 마늘 밭에 물을 준다는 것이다. 


다시 황톳길 농로를 따라서 언덕길로 오른다. 언덕에는 비석이 서 있다. 이쪽 지방에서는 이렇게 윗대 어른들이 있는 곳이라는 표시를 많이 해 놓았다. 관리가 잘 되는 곳은 고급스러운 대리석으로 주변 조경도 잘 되어 있는데, 일부는 외롭게 산이나 들 가운데 비석만 서 있는 곳도 있었다. 


마늘을 수확하고 가지런히 밭에 정리되어 있다. 이 상태로 건조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 같다. 양파도 수확해서 그 자리에 건조를 시켜서 망 작업을 하는 것 같았다. 


마늘밭을 지나서 큰 마을이 나온다. 양금 마을이고 이 주변에서는 제법 큰 마을이다. 마을을 지나서 넓은 앞 들판이 나온다. 이곳은 평야같이 넓은 논들이 있는 곳으로 지금 모내기를 위해서 트럭터들이 부지런히 작업을 하고 있다. 트럭터 주변에는 왜가리들이 단체로 내려앉아 먹이를 찾고 있다. 

다시 도로로 나와서 장미가 잘 가꾸어진 길을 걷는다. 

멀지 않은 곳에 영해 마을이 나오고 21코스의 종점을 알리는 간판이 서 있다. 

영해 마을에서 다시 황톳길을 따라 보리밭 길을 가면 멀리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간다. 

주변에는 여전히 농사하는 곳으로 바다 옆을 지나는 곳이다. 바다가 보이는 집에 장미가 아름답게 핀 곳이 있다. 이 꽃을 앞에서 보니까 하트 모양을 만들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멋진 가로수가 있는 도로도 있고, 바다에 떠 있는 섬이 보이는 도로를 가다가 다시 농로로 들어간다. 

들어가 산 밑에 있는 길에서 인동꽃이 이제 한창 피어 있다. 지금 이곳 지역의 길을 걸으면, 향기 나는 꽃은 찔레꽃과 인동꽃이 대표적이다.

보리밭이 잘 생긴 길을 가면서 보이는 마을이 도원 마을이다. 멋진 집들이 있는 마을로 들어가지 않고 밑 길로 내려가 건너편으로 간다.

도원 마을 밑에 큰 뽕나무가 있는데, 오디가 익어서 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다. 

진도에서 들에서 산 딸을 먹은 적이 있다. 그때 그 맛이 너무 좋아서 그 뒤로는 길을 걸으면서 딸 넝쿨이 보이면 유심히 보는 경향이 생겼다. 다시 좋은 산 딸을 만날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있다. 

지금 철에는 산 딸이나 오디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산 딸을 만났듯이 오디도 어젠가는 만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만난 것이다. 반가웠다.

그래서 욕심에 잘 익은 것으로 여러 개 따서 입에 넣었다. 맛이 아니다. 왜 이렇게 많이 바닥에 떨어지도록 관심을 받지 못했는지 알 것 같다. 


가는 길에는 양파를 수확해서 그 자리에서 말리는 것도 볼 수 있었고, 

양파를 캐고 있는 아주머니 들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양파밭을 지나서 외로이 홀로 서 있는 나무를 지나서 올라가니까 넓은 갯벌이 나온다. 

계속 농로로 가다가 도로가 나온다. 운남면 소재기가 멀지 않은 것 같다. 벚나무 가로수길을 가다가 만난 마을이 내화 마을이다. 

여기서부터는 차들도 많이 다니고 멀리 면 소재지 건물이 보인다. 길을 지나면서 아름다운 붉은 장미 사이에 같이 있는 흰 찔레꽃도 밭 경계 철망에 올라가 있다.

운남 초등학교를 지나고 삼거리 슈퍼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 이곳이 22코스 종점 부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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