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거리를 지나 좁은 직선 길 다음에 확 트인 광장이 나온다. 쿠스코 여행의 시작점인 아르마스 광장이다.
넓은 광장에는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한가하게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고,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바쁘게 사람들을 찾아다닌다. 여기는 아직도 구두 닦는 사람이 여럿 보인다.
광장의 중심에는 잉카의 강성했던 시절의 황제였던 피차쿠텍의 동상이 스페인의 침략으로 광장은 주변은 스페인식의 건물이 서 있지만, 당당히 가운데 서 있다.
피차쿠텍이 멀리 가리키는 왼손에는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앉아있는 것은, 평화를 바라던 잉카인의 마음을 나타내는 듯하다.
아르마스 광장 전면에 있는 건물이 100년을 거쳐 만들었다는 쿠스코 대성당이다.
그 왼쪽에 아름다운 성당이 예수회 성당이다. 예수회 성당 앞에는 오래된 나무가 서 있고 그 사이에 있는 의자에 노인들이 앉아서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구경하고 있다.
대성당 옆으로 사람들이 많이 올라가고 내려오기에 쿠스코에서 유명한 석축이 있는 12각도가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따라서 갔다. 오르막을 오를 때는 쿠스코는 3600m의 고산이라 양반처럼 천천히 걸어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걷는다. 한참을 올라가도 그런 곳이 보이지 않아서 휴대폰 속의 12각도 사진을 보여주면서 물어보니까 다른 방향으로 가르쳐 준다. 또 그곳으로 가면 사람들이 많이 이동하는 곳을 찾으면 될 것 같다.
12각도는 성당의 축대로 쌓은 돌로 12각을 맞추어서 정교하게 만든 것이다.
잉카인의 뛰어난 석축 기술을 보여주는 곳이다. 석축은 12각도 외에서 너무 아름답게 쌓아 놓아서 이곳이 종이 한 장도 들어가지 않을 것 같다. 이 골목에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많으면서 12각도 바로 앞에 가장 많이 모여 있다.
12각도 골목을 지나서 언덕 위에 있는 예수상을 보러 올라갔다. 예수상이 서 있는 방향으로 사람이 많이 가는 곳으로 따라간다. 오르막길을 가쁜 숨을 쉬면서 천천히 오른다. 다시 어느 정도 올라가면 왼쪽으로 다시 계단이 나 있다. 이곳도 가파른 계단인데 상인들이 많이 보이고 관광객들도 많다. 좁은 오르막 계단이지만 볼 것이 있는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이 계단에서 전통 복장을 한 여인들인 리마와 닮은 알파카를 단장시켜서 같이 뜨개질을 하고 있다. 호객행위도 하지 않고 무엇을 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바쁘지 않고 표정도 여유롭다.
오르막 계단은 오래 계속되고 숨이 차서 잘 걷지도 못하지만 천천히 오른다. 멀리 예수상이 보인다. 쿠스코의 예수상은 브라질 예수상보다 훨씬 작은 상으로 쿠스코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예수상에서 내려다본 쿠스코 시내는 온통 붉은색 기와로 붉은 도시이다.
이곳 예수상은 조명장치를 잘해서 야간에 올라와야 멋있고 쿠스코의 야경과 같이 감상하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이곳에 야간은 조심스럽다고 해서 지금 올랐다. 낮에도 햇볕에 지고 있는 예수상이 온 세상을 밝게 하는 모습이다.
내려오면서 산 위에 있는 잉카 솜씨를 자랑하는 삭사이와만 석축도 밑에서 올려다보았다.
다시 언덕을 내려와 시내를 구경하면서 내일 타고 갈 볼리비아 홉 버스가 출발하는 곳으로 갔다.
가는 중간에 코라칸차를 만난다.
코라칸차는 잉카시대에 신전이었지만 스페인이 침략해서 이곳에 산토 도밍고 성당을 세운다. 산토 도밍고 성당은 페루 지진으로 무너졌지만, 아래 있던 잉카 신전의 석벽은 건재했다. 다시 한번 잉카제국의 석벽이 견고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내부에 들어가면 석벽을 그대로 보존한 것이 보이고,
성당의 종탑과 내부 건물과 넓은 공간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미술품도 전시되어 있었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상이 입구에도 있고 실내 공간에도 있었다.
코라칸차의 외부 정원도 넓고 좋아서 사람들의 휴식처로 인기가 있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시원한 분수대를 만났다. 아침에 영하 1도를 보여서 두툼한 옷을 입었다가 지금은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있다. 분수가 시원한 느낌이 들 정도로 온도가 올라갔다. 이곳 사람들의 옷차림은 갖가지이다.
쿠스코에서 내일 떠나는 볼리비아 홉 터미널 부근에 숙소를 서전에 예약했는데 찾지 못한다.
구글 앱으로 부킹 앱에 있는 주소를 입력해서 찾았지만, 계속 오류가 난다. 같은 곳을 계속 돌게 하는 앱 대신에 지나가는 현지인에게 묻기 시작했다.
여러 사람에게 주소와 휴대폰의 지도를 보여주지만, 사람마다 다른 곳을 알려 준다. 같은 방향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고 여기 사는 주민은 자기 사는 곳에 대한 지리가 어두운 것 같다.
나중에는 지나가는 경찰에게 물어도 방향을 가리키는데, 그쪽으로 가서 물어보니까 전혀 아니라고 한다. 수십 명에게 물어보다가 착하게 생긴 학생이 전화를 숙소 주인에게 하더니, 택시를 잡아서 택시 기사와 주인과 학생이 전화를 바꿔 가면서 대화를 한다.
이번에는 정확하다고 믿고 택시에 올랐다. 택시에 오르자 휴대폰이 길 찾기 하면서 계속 켜 놓아서 충전이 소진되었다.
그래도 운전기사를 믿고 타고 있으니까 한참을 가더니 기사도 헤매고 있었다. 주위는 어두워지고 휴대폰은 꺼졌고, 치안이 불안하다는 소문이 있는데 운전기사의 얼굴을 보니까 도저히 찾을 것 같지 않았다.
무작정 내렸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호텔이라고 쓰인 곳으로 찾아서 들어갔다. 남미 여행을 무사히 하면 어떤 여행도 갈 수 있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