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해랑 길 60코스를 걷고 서울 갈 생각으로 이른 아침에 시작했다.
대천 비치의 큰 글자 뒤 바다에는 부지런한 어부들이 불 밝히고 새벽 조업 중이다. 해변에는 밤새 놀고 있는 젊은이들이 보이고, 시민들은 아침 운동을 나간다. 모두가 다른 이유이지만 각자의 아침은 바쁘다.
대천 해수욕장의 스카이 바이크를 따라 해안을 걷는다.
스카이 바이크가 끝나는 부근에 수산시장이 자리하고 그 앞이 대천항이다. 대천항에는 고깃배들이 항구가 차도록 들어서 있다.
대천항을 규모가 큰 항구였다. 항구를 지나 해안선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 60코스이다.
물 빠진 갯벌을 보면서 걷다가 갯일을 하고 씻을 수 있는 네모난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빠지고 네모 공간에는 그대로 남은 것이다.
바닷가 도로에 버섯 모양의 집을 이색적으로 만들었다. 이름도 357이다. 조금 더 단순해 보였으면 좋을 것 같다.
길은 바다 건너편으로 건너가 다시 이쪽 해변을 건너보면서 올라가는 코스이다.
갯벌을 가로질러 놓인 잠수교처럼 생긴 다리를 건넜다. 이 다리는 물이 들어와도 잠기지 않는다고 한다. 원래 만들어진 목적은 농노였다.
다리 위에는 노인이 망둥이 낚시하고 있다. 연신 낚아 올리는 솜씨가 이곳에서 오래 해본 것 같다. 낚시하는 것을 구경하고 싶지만, 빨리 코스를 완주하고 보령으로 돌아와야 하기에 바쁘다.
건너편에서 걷는 길은 대천 방조제이다.
직선으로 십 리 넘는 거리다. 대천 방조제를 걸으면서 바다 건너 보령이 보인다. 그곳에서 출발해서 계속 해안을 따라 걸어 건너온 길을 돌아본다. 많이 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조제가 끝나고 고정리 가는 길도 대천 방조제만큼 먼 거리였다. 고정리부터는 도로 길이지만 오르막이다. 힘든 오르막도 오직 60코스 종점 표지판을 보려는 일념으로 걸었다.
그런데 오르막길 중간에서 멈추고 구경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 나왔다. 길옆에 토정 이지함 선생의 묘소가 있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토정비결의 저자이기도 한 토정의 묘가 비탈진 곳에 있었다. 세인들은 풍수나 비결에 능한 토정이라서 그의 묘도 명당일 것이라 여기는 곳이다.
토정의 묘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다시 오르막을 평 길처럼 걸었다. 오르막이 끝나고 내리막이 시작되면서 얼마지않아 60코스 종점 표지판이 서 있다. 정류장 이름은 깊은 골 정류장이다.
다시 돌아올 것을 기약하고 마침 오는 버스를 타고 보령종합 터미널로 갔다. 오늘은 한 시간에 4Km 이상 걸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