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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길 2일차

by 안종익

통진 성당에서 시작하면서 성당에 올랐다. 넓은 성당 겨울 날씨에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있는 예수님이 추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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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읍은 벗어나기 위해서 반 시간을 걸었다. 시골 풍경이 나오면서 지붕 위에 햇살이 따습게 느껴지는데, 걷는 발과 손이 시려 장갑을 끼고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었다. 오늘도 어제와 비슷하다지만 바람이 심해서 더 추위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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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보이는 물 들은 모두 얼음이 되었고, 걷는 길에도 성애가 희게 보인다. 김포 들판 길을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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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리 생태 길에도 인적은 없고 홀로 걷는다. 햇볕이 든 길을 걸어도 추위는 여전하다. 생태 길을 넘어가서 도로를 건너면 한강의 끝자락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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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하류의 작은 공원에서 넓은 강 넘어 도시가 보인다. 하류가 너무 넓어서 바단지 강인지 혼돈할 정도이고 강 건너 도시가 어디인지도 모르겠다. 이 길에도 한강둑에 철책이 서 있고 도로에는 대형 차들이 복잡하게 다닌다. 철책은 북한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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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이 심한 도로 따라가면 한강 전류리포구가 있다. 그 포구에서 철책 사이로 한강을 구경하고 한강을 경계하는 망루 같은 초소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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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류리포구가 평화의 길 3코스 종점이다. 여기서 시작하는 코스는 다시 걸어온 길을 돌아간다.


돌아오는 길에서 조금 전에 보았던 작은 공원 포토라인에 서서 넓은 한강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은 춥다는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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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에서 한강을 따라 걷는 길은 왼쪽은 차들이 속도를 높여서 달리고 오른쪽은 들판 길이다. 그 직선 길을 소음과 같이 오랫동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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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을 도로를 건너서 오른쪽이 차들이 다니는 도로가 되고, 왼쪽은 한강이 보이는 철책이 있는 곳을 걸었다. 이 직선 길도 다리가 아플 정도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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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들은 소음이 심하고 걷기는 어렵지 않지만, 지루하고 시끄럽고 즐겁지 않은 길이다. 대형 차들이 달리는 속도는 무서울 정도이다.


다시 만난 길은 김포한강 야생조류생태공원 길이다. 이곳에서 새알 둥지에 조각을 보면서 소음도 없는 들리지 않고 주위를 돌아보며 걸을 수 있는 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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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생태 공원길에서 빨간 열매를 달고 아직 떨어지지 않은 산수유나무를 만났다. 마치 빨간 꽃이 만개한 것 같다. 멀지 않아 열매는 떨어지지만, 그래도 떨어지지 않는 열매는 봄이 되면 새싹이 돋아날 때도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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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공원 길은 갖가지 나무와 꽃나무를 잘 가꾸어 놓았고, 여기도 긴 직선 길이다. 오늘은 굽어지지 않은 직선 길을 걷고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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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 길을 걸어오면서 멀리 한강을 건너가는 다리를 보면서 걸었다. 저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걸어온 길이다. 까마득히 멀어 보이던 다리도 시간이 지나면서 눈앞에 다가왔다. 세월은 쉬지 않고 가고, 걸어온 길도 지나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걷는 속도는 느려진다.

바라보고 왔던 다리는 일산대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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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대교를 오르기 위해서 여러 도로를 돌고 돌아서 대교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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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 가는 다리 밑에 평화의 길 조형물이 한적한 곳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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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대교에서 내려다본 한강은 어느 강보다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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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일산대교 밑의 갈대밭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김포를 뒤로하고 일산으로 건너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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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를 넘어서 고양종합운동장으로 가는 길은 도로 밑 개울을 따라 걷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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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 길가에서 올라오면 고양종합운동장이 나오고 평화의 길 4코스의 종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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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 다음을 기약하고 싶은 생각이 마지막에 나타났다.

그러니 걷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 꼭 걸어야 길도 아니고 그냥 걷고 싶어서 시작한 길이다. 걷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면 걷지 않으면 된다. 집에 가 쉬어도 관심을 두는 사람이 없다. 마음 가는 대로 발이 가면 되는 시기이다. 그래도 걷고 나면 무엇인지 한것 같은 마음의 충만함은 있다.

오늘은 너무 추워 따뜻한 날이나 마음이 가자고 하면 다시 올 것이다. 나머지 평화의 길을 부담 없는 숙제로 남겨두고 가까운 지하철을 찾았다. 대화역이 보인다.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 쉬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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