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도 요가합니다 시즌 2
4. 삶이라는 열차는 오늘을 달려 지나갑니다
수요일엔 아침부터 피곤했다.
아마 13시에 출근하던 습관이 아직 몸에 남아 피로함이 쌓였던 것 같다.
그래서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과감하게 바로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곧장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공부 역시 하지 않았다.
오로지 휴식만을 위한 자세였다.
그 덕분일까.
밤 11시 전에 잠에 들었고 6시 30분에 눈을 뜨니 몸이 개운했다.
아!
진짜 수면이란 이렇게 귀중하고 소중한 거예요.
새나라의 어른이 됩시다!
그래서인가.
목요일에 수련한 코어 강화 시간에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줄 수 있었다.
끝까지 버텼고 견디며 선생님의 지시에 따랐다.
당연하게도 수련이 끝난 후에 나는 보람으로 웅장해진 가슴을 들고 귀가했다.
아내에게 내가 얼마나 수련을 열심히 했는지 자랑하는 일은 덤이다.
자랑은 언제나 짜릿하고 새롭지.
목요일의 수업엔 코어 강화 수련답게 충분히 몸을 스트레칭하며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하였다.
또한, 언제나 강조하지만 내 앞에 있는 선생님을 믿어야 한다.
보통 강사를 할 정도면 개인 수련을 오래 했으며 고난도의 아사나 수련을 해오고 있어 웬만하면 몸을 다치지 않게 움직이는 방법을 잘 안다.
아내에게 들은 바로는 운동을 하며 자주 다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시, 부상을 체득으로 바꾸어 깨치는 게 바로 운동이다.
내가 좋아하는 서울요가의 성혜원장님도 그러셨다.
요가는 마음으로 하는 수련이기도 하니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에 대한 존중을 잊지 말라고 말이다.
누가 낫다, 어떤 게 최고다라는 생각보다 지금 이 시간 믿고 충실하게 이행하는 게 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맞다.
나는 이제야 그런 마음가짐이 바로 선다.
아내의 말대로 내겐 요가가 최적의 수련인가 보다.
지금은 조금씩 그 요체를 이해할 수 있으니까.
차투랑가에서, 견상에서도 완성의 자세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사지를 뻗어 V자로 만든 다음 다리를 들고 있는 각도를 90도, 45도, 15로 변경하며 유지하는 때에는 목고 ㅏ어깨에 힘을 풀고 배와 등에 힘을 집중하고자 애를 썼다.
이러한 노력을 대견하게 생각하신 건지 선생님이 직접 손으로 자세를 고쳐주니 더욱 격려가 되었다.
그 덕분에 엎드린 상태에서 양손으로 양발을 잡아 상체와 하체를 동시에 들어 올려 버티는 자세는 힘이 덜 들었다.
물론, 지금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금요일 15시 16분의 허벅지는 계단을 올라갈 때 뻐근함을 느끼지만 말이다.
그래, 역시 즐거웠다.
움츠렸던 나의 등과 척추, 그리고 사지를 활짝 펴고 수련 시간을 즐겼다.
아무런 생각 없이 매트 위에 있는 나에게 집중했다.
어젯밤 요가원을 나서며 느낀 뿌듯함은 하루가 지나간다는 회한과 달랐다.
그것은 만족스러운 감상이었다.
어차피 매일 오늘과 작별하고 다시 재회하지만 충족이라는 단어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적어도 나는 어제 그 느낌을 가졌다.
이제 남은 건 이러한 감정을 유지하는 인내심이다.
아, 삶을 열심히 산다는 건 수행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