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지하철에서 저를 찾아 주세요

오늘의 고마움

by 유작가

지하철에서 저를 찾아 주세요. 왜 이런 제목으로 글을 쓰는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서, 친절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제목 그대로, 지하철에서 저를 찾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제 얼굴은 동그랗고, 사이즈로 치자면 작은 편, 그리고 피부는 남들이 하얗다고 해요. (중학교 때 별명은 흰둥이였는데 지금은 자외선 노출로 많이 탄 듯) 눈, 코, 입 다 평범하게 생긴 편이지만 잘 웃는 편이라 그런지 웃상입니다. 그래서 눈이 반달눈이 되었어요. 이런 이유 때문인지, 지하철 역사 안에서 유독 저에게 길을 물어보는 어른들이 많습니다. 길을 잘 알려줄 것처럼 착하게(?) 생겼나 봐요. 뭐, 저는 모르는 사람들이 저를 편하게 대해준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죠.


어른들이 주로 물어보시는 건, 어떤 노선이나 방향으로 타야 할지인데 같이 고민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때가 아니고서는 성심성의껏 대답을 해드리는 편입니다. 사실 지하철 역 안에서 뿐만 아니라 역 근처나 일반 길거리에서도 이런 기분 좋은 헌팅을 많이 당하는 편입니다만.


저는 마스크를 쓰면 사람들이 제 얼굴을 전체적으로 잘 볼 수 없으니까, 이렇게 길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전 국민이 마스크 착용으로 얼굴을 반 이상 가린 이후에도 저에게 길을 물어보시는 분들은 계속 있더라고요. 그렇다는 건... 제 얼굴이 평범하고, 흔하고, 뭔가 물어봤을 때 싫은 티 안 내고 잘 알려줄 것 같은 인상이어서 뿐만 아니라 저에게서 풍기는 어떤 분위기(?) 그런 것도 영향이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중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도덕 교과 담당이셨는데, 엄청 무서운 분이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이유에서 도덕 마인드가 일찍 자리 잡혀서인지, 학교에서 배운 대로 어른들 보이면 자리 양보하고(30대 중반 넘어서는 저도 육신이 쇠하여져서 너무 피곤하면 모른척하고 잡니다. 죄송) 무거운 짐을 들고 계단 올라가시는 할머니들 보면 망설임 없이 가서 들어드리는 행동이 거의 반사적으로 나오는 편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감. 정. 따뜻함. 누군가에게 대가 없이 베푼 친절과 선행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어질 것을 기대합니다. 그것들은 언젠가 내가 한없는 괴로움과 절망과 슬픔 속을 걸어갈 때, 따뜻한 빛으로 다시 찾아올 것을 믿습니다. 나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기에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사람에게 기대고, 기대어 줄 어깨를 내어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런 것들을 깨달아서 감사합니다. 오늘의 감사 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4. 카페 자리 양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