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골, 샤브샤브, 잡채, 탕, 조림, 볶음, 전, 무침, 밥, 튀김 등 버섯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가 워낙 다양해서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많은 식재료 중 하나다. 버섯 요리 중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버섯무침은 소금 간만 해도 맛있다. 버섯무침만 있어도 한 끼 해결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나는 버섯을 좋아한다. 값비싼 버섯 뭐 그런 거 말고 부담 없이 언제든 먹을 수 있는표고,새송이, 느타리, 팽이버섯을 즐겨 먹는다.가격 착하고 소화 걱정 없고 맛도 좋으니 마트 가면 자주 손이 가는 우리 집 인기 식품이다.
건표고는 천연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해서 국물 요리에 많이 사용하고 가끔 뜨거운 물에 잠깐 불려서 무쳐 먹기도 한다. 표고 불린 물은 국물 요리에 사용한다. 표고의 밑동과 새송이, 느타리버섯은 칼로 썰지 않고 찢어서 요리한다. 특히 표고와 새송이버섯은 식감이 쫄깃쫄깃해서 고기를 씹는 느낌이다. 유부초밥이나 볶음밥에 넣는 버섯처럼 잘게 다져야 하는 요리가 아니라면 대부분 찢는다. 쫙쫙~. 예쁘지 않아도 괜찮다. 맛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양은 신경 쓰지 않는다. 새송이를 납작하게 썰어서 기름 없이 구워 쌈으로 먹는 것은 예외다.
오늘 소개할 버섯요리는 무침이다. 너무 간단해서 과연 맛이 있을까?라고 의심할지도 모르겠다. 의심되더라도 요리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간단하니까 일단 한 번쯤 시도라도 해 보시실 추천 한다.
요리에 사용한 세 가지 버섯은 새송이, 느타리, 팽이버섯이다. 버섯 세척은 물에 담그지 말고 흐르는 물에 먼지만 털어내듯 손으로 살살 씻는다. 밑동을 잘라내고 짧은 시간에 씻어야 신선도와 영양소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버섯이 물을 빨아들이는 속도가 빨라서 최대한 빨리 씻는다. 버섯을 씻지 않고 닦아서 사용해야 된다고 하지만, 나는 씻어서 사용한다. 세척 방법은 원하는 스타일대로 하면 될 것 같다.
밑동을 잘라내고 깨끗이 씻은 버섯을 손질할 차례다.새송이버섯은 일단 반으로 갈라 원하는 크기로 찢는다. 머리 부분은 손으로 뚝뚝 잘라도 되지만 먹기 불편하다면 머리 부분만 칼로 썰어준다. 느타리버섯은 큰 것만 골라서 찢는다. 팽이버섯은 서로 붙어있는 밑동 부분을 먹기 편하게 뜯어놓는다. 길게 먹는 것이 불편하다면 반으로 잘라준다. 손질은 끝났다.
버섯을 익힐 때 대부분 끓는 물에 데쳐서 요리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찜기에 쪄낸다.중/강불에 1분 30초~2분 정도면 버섯은 대부분 익는다. 물에 데치면 영양소는 물로 몽땅 빠져나갈뿐더러 스펀지처럼 버섯이 빨아들인 물을 다시 짜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버섯이 가지고 있는 수용성 영양소를 안타깝게도 버리게 되고 본래 버섯이 가지고 있는 맛과 향도 줄어든다.
냄비에 물이 끓어오르면 찜기에 버섯을 넣고 1분 30초~2분 정도 찐다. 쪄낸 버섯은 찜기 그대로 꺼내어 잠시 식힌다. 식힌 버섯을 무침용 그릇에 담아 소금으로 간을 한다. 여기에 참기름이나 들기름 혹은 후추만 조금 넣어주면 밥반찬으로 손색이 없다.
버섯무침에 추가하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재료 몇 가지 추천한다.
부추, 깻잎, 파, 청양고추, 김, 후추, 참깨 가루나 들깻가루, 참기름이나 들기름.
이 재료 중한 가지 재료만 있으면 된다.
버섯 무침의 다양함을 보여드리기 위해 몇 가지 팍팍 무쳐 봤다.
나는 부추와 청양고추를 쫑쫑 다지듯이 썰었지만, 개인 취향에 따라 크기는 관계없다.
딸내미가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조금만 넣었다.
부추 대신 파를 넣어도 괜찮다.
깻잎은 손으로 뜯어줬다.
김가루는 생김을 기름 없이 살짝 구워서 잘게 손으로 찢거나 비벼서 가루로 만들어 무쳤다.
간은 소금으로 했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딸과 나의 입맛에 맞게 간을 해서 먹는다.
1> 부추, 깻잎, 찐 당근(2분 이내 찜), 들깻가루를 넣은 새송이버섯 무침.
2> 김가루, 부추를 넣은 새송이버섯 무침.
1> 부추, 청양고추, 넣은 느타리와 팽이버섯 무침.
2> 깻잎, 생참기름을 넣은 새송이버섯 무침.
1> 부추, 참*들깻가루를 넣은 새송이버섯무침.
2> 기름 없이 살짝 구운 김을 준비했다.
1> 소금 간에 통후추만 갈아서 먹었던 새송이버섯.
2> 기름 없이 구워낸 새송이버섯을 소금과 후추를 넣은 들기름장에 찍어 쌈으로 먹으면 고기쌈 부럽지 않을 맛이다. 아마도 많은 분이 요리해 드시는 메뉴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 번째 식판은 딸내미 두 번째 식판은 나의 저녁 메뉴다. 딸내미는 현미귀리잡곡이고 나는 흰쌀밥이다. 딸내미는 현미를 좋아하고 소화도 문제없다. 나는 현미가 부담스럽다. 꼭꼭 씹어 삼켜도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 해도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은 굳이 챙겨 먹지 않는다. 소화 잘되고 맛있는 흰쌀밥이 역시 나에게는 딱이다.
버섯무침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쌈으로 먹으면 더 맛있다. 버섯을 무칠 때 후추를 조금 넣어 무치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맛을 보듬어주면서 감칠맛을 낸다.
버섯무침, 샐러드, 단호박, 계란, 고구마줄기김치, 양배추발효김치, 현미잡곡(귀리, 검정콩), 김
딸이 직접 싼 쌈인데 이날 입맛이 없다고 하더니 식판에 있는 버섯과 샐러드 몽땅 먹었다~^^
딸내미가 입맛이 없다고 해서 라이스페이퍼에 김 올리고 버섯무침, 샐러드, 고구마줄기김치, 간장소스를 넣어 돌돌 말아서 쌈으로 먹었다. 와우~. 고구마줄기김치의 알싸한 마늘향과 간장소스에 넣은 후추가 만나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운 버섯을 확 안아버리는 맛이라고 할까?
마늘과 고추를 넣어 고기쌈을 먹는 맛과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뭔가 닮아있다. 상큼함 더하기 개운함도 있고 여기에 멈출 수 없는 쫄깃쫄깃한 버섯의 식감은 나의 젓가락을 분주하게 만든다. 간장소스는 우리 집 냉장고 안에 있는양파간장피클로 만들었다. 국물만 조금 떠내어 청양고추와 통후추 갈아서 넣었는데 이 조합 간단하면서 괜찮다. 겨자를 좋아한다면 겨자소스를 넣어 먹어도 맛있다.
딸과 나는 입맛이 없을 때 라이스페이퍼, 쌈 채소, 김을 이용해서 고기 없이도 쌈을 싸 먹곤 한다. 쌈을 먹을 때면 없던 입맛이 언제 그랬냐는 듯 정신없이 폭풍 먹방을 펼친다. 고기인 듯 고기 아닌 고기 같은 버섯의 매력에 한 번 빠지면 나처럼 계속 찾게 될지도 모른다.
고기가 먹고 싶은데 고기는 없고 버섯만 있다? 고민하지 말고 찜기에서 2분 만에 익힌 버섯을 소금간 하고, 참기름, 들기름, 후추 중 한 가지만 넣어 조물조물 무쳐 밥상에 올려 보시길. 이렇게 간단한 반찬도 밥도둑이 될 수 있다.
바쁘거나 입맛 없다고 굶지 마시고 잠시 시간을 내어 가끔 한 끼라도 소중한 자신을 위해 따듯한 밥상을 차려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