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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글 Jun 27. 2023

틀을 깨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여름엔 시원한 오이+양배추 요리

오이소박이와 가장 잘 어울리는 채소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대부분 ‘부추’를 떠올리지 않을까요?     


‘오이소박이는 부추 아냐?’     


부추가 빠지면 팥 없는 붕어빵이 연상되듯 당연한 것으로만 여겼습니다.

당연하다는 생각의 틀이 깨지기 전까지는요.    



양배추와 양파 양념에 오이를 버무려서 바로 찰칵!

 


5월이 끝나갈 무렵 맛나게 숙성된 오이소박이가 몇 개 남지 않아 오이를 주문했어요. 택배가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는데 부추가 없는 겁니다. 싱싱할 때 담그고 싶다는 욕심에 부추 대신 집에 있는 양배추와 양파를 이용했어요.


오이와 양배추를 이용한 물김치나 피클 많이들 담가 드시죠? 오이소박이를 양배추와 버무려보니 역시 잘 어울리네요. 오히려 부추보다 맛이 더 깔끔하고 시원해서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게 되더라고요. 오이를 좋아하지 않던 딸내미가 말합니다. 오이소박이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인 줄 예전엔 몰랐다고요.     



실온에 하루 발효시켰는데 새콤한 맛이 보이나요?


찰떡궁합인 부추가 없어도 서운하지 않을 만큼 양배추 오이소박이는 기대 이상입니다. 이 글을 발견하셨다면 한 번 시도해 보시면 어떨까요?


실온에 하루 정도 발효시키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신맛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담서 냉장고에 넣어야겠네요. 입맛 없을 때 살짝 새콤하게 익은 오이소박이 드셔보세요. 없던 입맛도 살아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오이는 향이 강해서 싫어하는 분 꽤 많더라고요. 생으로 드시기 힘들다면 오이소박이로 도전해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한입에 쏘~옥 하기엔 좀 크죠? ^^


오이는 92%가 수분이라고 하지요. 수분이 많아서 지금처럼 더운 여름에 특히 인기 많은 채소고요. 하지만, 장이 예민하거나 냉한 음식에 민감하신 분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는데요. 저는 과거에 위장이 무척 예민해서 마음껏 오이를 먹을 수 없었고, 현재도 욕심내지 않고 적당히 먹고 있습니다. 식습관을 개선하고, 그 외 올바른 생활 습관을 찾아가면서 현재는 하루 2개 정도는 먹을 수 있게 되었어요. 생으로 먹는 것보다는 발효된 김치(오이김치)로 먹으면 속이 편하더라고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느리지만, 모든 노력은 언제나 내(당신) 편입니다.      


양배추 오이소박이에 들어가는 재료는 많지 않아요. 레시피(요리법)가 궁금하신 분을 위해 재료를 소개할게요. 재료에는 정답이 없어요. 개인 입맛에 따라 더 추가하시거나 빼셔도 됩니다. 제가 올린 재료는 어디까지나 제가 정한 기준일뿐입니다.   



딸내미 식판에 평소엔 1~2개 정도 올리는데 사진 설정샷 때문에 3개 담아봤네요~^^

  


재료

오이 20개

천일염 3~4 숟가락

고춧가루 200ml 컵으로 1~2컵 사이

마늘 10~15(깐 마늘)

양배추 작은 것 1개

양파 작은 것 2개

생강청 2숟가락(매실액이 똑 떨어져 대신 넣은 재료)


젓갈은 넣지 않아도 괜찮아요. 너무 싱겁지 않고 적절히 간을 해준다면 맛있더라고요. 마른 고추 8개 정도 씻어서 살짝 불려 마늘과 양배추 심을 함께 갈아줬어요. 고춧가루는 오이 크기에 따라 감으로 양을 조절해 넣고 있어요. 설탕 대신 매실액을 넣어도 괜찮습니다. 매실액이 없다고요? 괜찮아요. 양배추와 양파에서 단맛이 우러나옵니다. 설탕 없이 살아봤는데 살아지더라고요. 설탕이 없어도 충분히 맛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오이소박이는 부추가 필요하다는 틀을 깨고 보니 눈이 번쩍 뜨이는 시원 새콤한 맛을 발견할 수 있었고, 기분 좋은 짜릿함까지 느꼈습니다. 시도하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만큼 저에게는 충분히 가치 있는 경험입니다.     




 혹시 여러분이 깨보고 싶은 ‘틀’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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