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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복 Mar 14. 2018

#실명한 아내의 우울증을 위해 꽃을 심은 쿠로키씨

라디오 일기(3월 14일 수요일) 미세먼지 없음, 영상 14도  


창밖을 보니 아파트 베란다에 이불을 널어놓은 집에 보였다. 

오늘은 라디오 속에서 나온 말처럼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운 날인 가보다.

영상으로 올라간 온도도 틈틈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봄이 온 것이 느껴졌다. 

2부에 "아침에 나에게"코너에서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있었다.

기적의 꽃밭의 쿠로키 토시유키 할아버지 부부의 이야기였다. 

줄거리는 일본 남쪽 큐슈지방. 미야자키현의 작은 마을 신토미에 어느 작은 마을 이야기다.

이곳에는 사랑의 꽃밭이 있다고 했다. 바로 기적의 꽃밭이라고도 하는데 그래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 꽃밭을 만든 사람은 바로 구로키 씨다.

2016년에 방송 다큐 공감에서 86세로 소개가 된 것을 보면 지금은 88세가 되셨을 이 분은 아내를 위해서 꽃을 심기 시작했다고 했다.

10살 때 부친을 여의고 16년간 머슴살이를 하며 어렵게 자라온  구로키 씨가 아내 야스코(당시 20세)를 만난 것은 26세 때인데 
그 후 두 사람은 결혼해 아이 셋을 키우며 60마리의 젖소를 돌보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숨 가쁘고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는 일을 줄이고 저축한 돈으로 여행을 다니며  노년을 좀 편히 지내자고 약속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내 야스코에게 덜컥 실명이 찾아왔다고 했다.

원인은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녹내장. 그 후로 아내는 우울증은 점점 깊어갔다고 했다. 
그런 아내를 위해 꽃잔디 꽃을 집주변에 심었고, 어느 순간 집 주변으로 활짝 꽃이 피면 아내를 아내를 집 밖으로 나오게 하려는 할아버지의 생각이었다. 

꽃은 집주변을 온통 꽃분홍으로 물들였고, 해가 거듭되고 꽃이 필 때마다 아내의 웃음은 늘어갔고 꽃잔디 꽃밭은 점점 규모가 커지며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고 했다.  


아내의 우울증을 위해 꽃씨를 심은 남편의 마음이 이럴 수 있을까 

사진을 찾아보니 온통 꽃으로 둘러싸인 집이 보였다. 아내에게 웃음도 찾아주고, 미야자키 마을을 꽃밭으로 물들인 구로키 씨의 생각은 

어디서 나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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