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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복 Jun 09. 2018

#마흔 생일

2018년 5월 28일. '마흔' 생일이 지나갔다. 

그리고도 이틀이 지난 새벽, 수업 준비를 얼추 해놓으니 마음이 저절로 노트북 쪽으로 향한다. 

낮밤으로 할 일들이 산적한 일상은 단 몇십 분도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는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마치 길 위를 질주하고 있는 듯해서, 멈추고 적어본다.


#생일을 맞이했던 소감은? 

서른아홉과 다르지 않았는데, 굳이 이상한 걸 꼽자면 케이크 위에 초가 4개라서 하나 빼고 싶었던 것 


#기억나는 생일 축하는? 

사람들의 모든 "축하해"라는 한 마디였다. 길게 쓰지 않아도 축하해라는 한 마디만으로도 고마워졌다 


#받고서 기분 좋았던 선물은? 

편지, 그리고 삼청동 데이트와 당인리 책 발전소에 갔던 일.  최근에 김소영 아나운서가 퇴사를 하고 책방을 하는 곳인데, 실제로 그곳에 갔을 때 그분은 보지 못했지만,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은 설렘이었다. 그곳 서점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책 메모였다. 

책방이 크지는 않았지만, 책방 best를 적어놨던 손글씨 종이와, 군데군데 책마다 실제로 다 읽고 적은 것이라고 느껴지는 책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책에 대한 메모가 포근했다. 이곳 책방의 차별화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던 포인트였다


#지금 무엇 때문에 바쁘나? 

글씨 수업(캘리그라피) 그리고 여기저기 맡은 일이 많다는 것  


#시간이 나면 하고 싶은 것? 

멍하니 있는 것, 읽고 싶은 책 읽는 것. 모지스 할머니 그림책을 독파하고 싶고, "진작할 걸 그랬어"라는 책을 읽고 싶은 것. 산책하고 싶은 것, 라디오에 문자 보내는 것,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소파에 누워있으면서 음악 듣는 것  


#좋아하는 키워드?

책, 그림책, 캘리그래피, 사진, 여행, 교토, 책방


#마흔한 살의 생일은 어땠으면 좋을까? 

하고 있는 일이 고정적으로 있었으면 좋겠고, 지치지 않고 뭐든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것, 어떤 것이든지 처음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마흔한 살의 나를 보는 것


당인리 책발전소에 갔더니 이렇게 손으로 적어놓은 벽보라라던가, 책 위에 책방 주인이 달아놓은 책에 관한 메모가 무척 따뜻하고, 정성스럽게 느껴졌다. 마흔 생일에 가고 싶었던 그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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