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마감 직전, 시그니처 초밥을 집었다
퇴근길.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지하 1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어딘가 모르게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혹시 오늘도 초밥이 남아 있을까?”
가끔은 이런 작은 기대 하나가
하루를 버티게 한다.
마트의 조명이 다소 노랗게 느껴질 때쯤.
초밥 코너 앞, 줄 하나 – 시그니처 모둠초밥 16입
가격표에 쓰여진 붉은 글씨
14,900원 → 8,940원
순간 머릿속에서 저울이 돌아간다.
“이건 점심으로 먹어도 되고,
저녁으로 먹어도 되고,
내일 아침까지도 괜찮지 않을까?”
(이성과 감성이 박빙이었다)
그 이름도 거창한 ‘시그니처 초밥’
연어, 참치, 장어, 새우, 계란, 오징어까지
회전초밥집에서 한 바퀴 돌려야 나올 메뉴들이
정갈하게 2열로 정렬돼 있다.
마치 “날 데려가 주세요…”라고
속삭이는 듯한 비주얼.
플라스틱 뚜껑에 맺힌 약간의 습기조차
왠지 모르게 신선해 보인다.
그리고 마트의 마감 방송이 울린다.
“오늘도 롯데마트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건 거의 러브콜 수준이다)
전자렌지는 거들 뿐,
그대로 테이블에 펼치고
초생강과 간장, 와사비를 곁들인다.
TV를 켜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예능,
바로 ‘초밥 먹방’
연어가.. 먹어달라고 외친다..
한 입 베어물고 중얼거린다.
“이게 만 원도 안 하다니… 이건 진짜 못 참지.”
사실 인생도 그렇다.
놓친 줄 알았던 순간이,
가장 알차고 맛있는 타이밍일 수 있다.
누군가의 남김이 아니라,
내게 온 최적의 기회.
그걸 알아보는 눈과 타이밍,
그리고… 빈속.
내일도 마감 시간엔
마트 초밥 코너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
누가 알겠는가,
다시 한 번 ‘8,940원의 감동’을 만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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