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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씁니다》 15편
쓰지 않아도, 작가인 시간
by
라이브러리 파파
Apr 22. 2025
글을 쓰지 않는 날에도
나는 여전히 작가처럼 살아간다.
단 한 줄도 쓰지 않았지만,
어디선가 문장을 떠올리고,
사람들의 말에서 대사를 줍고,
하루의 끝에서 '이 장면을 언젠가 써야겠다'라고 중얼거린다.
펜을 들지 않았을 뿐이지
머릿속은 언제나 문장 위를 걷고 있었다.
가끔은
글을 쓰지 않는 시간이
오히려 글을 가장 깊게 품는 시간이라는 걸 느낀다.
그 시간은 나를 조용히 통과하면서,
새로운 이야기의 씨앗을 뿌려놓는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아이와 손을 잡고 걷다가,
정류장에서 아무 말 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순간도, 소설의 한 장면일 수 있어.”
그리고 나는
그냥 지나치지 않기 위해 마음속에 메모한다.
아직 쓸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써야 할 이야기로 남긴다.
글을 쓰지 않는 날들이 쌓이면
불안해질 때도 있다.
잊힐 것 같은 두려움,
손끝에서 감각이 사라질 것 같은 공허함.
하지만 이제는 안다.
쓰지 않는 시간도, 작가의 시간이라는 것.
글은 책상 위에서만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내는 하루하루 속에서 자란다는 것.
그래서 오늘도
나는 천천히 걸으며,
소설 속 인물처럼 나를 살아낸다.
그 모든 조용한 순간이
언젠가 문장이 될 것을 믿으며.
“당신이 살아낸 하루가,
당신이 쓰게 될 한 문장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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