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들이 말하는 성공에 취해, 나를 잃은 날들
성공하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늘 그랬다.
성공하면 다 해결될 줄 알았다.
가난도, 외로움도, 불안도
성공 하나면 다 물러설 줄 알았다.
그래서 '성공'이라는 단어를
눈앞에 걸어놓고 살았다.
학생 땐 좋은 성적이 성공이었고,
사회인이 되자
높은 연봉, 대기업, 승진, 명함이
성공의 표식이 되었다.
누군가가 말해줬다.
“이 정도면 성공한 거 아니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생각보다 기쁘지 않았다.
왜냐면
‘성공’이라는 단어에 취해 사느라
정작 ‘나’를 돌보지 않았다는 걸
그때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성공을 ‘이루고’ 싶었다기보다
‘인정받고’ 싶었다.
누군가의 칭찬과 부러움 속에서
내 존재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더 일했고,
더 올라가려 했고,
더 비싸 보이려 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자주 지쳤고,
가끔은 스스로가 초라해졌고,
종종 이유 모를 공허감에 휩싸였다.
성공은 분명 좋은 단어였다.
하지만
그걸 ‘남이 정한 방식’으로 쫓을 때
그 단어는 독이 되었다.
언젠가부터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는 것’이
진짜 성공인 줄 알았다.
좋은 옷, 좋은 직함,
좋은 말투, 좋은 인간관계.
근데 그 모든 걸 갖췄다고 생각한 날,
나는 이상하리만큼 외로웠다.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데
남들이 나를 인정해 주면 뭐 하나 싶었다.
그게, ‘취한 상태’였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나도 부러워하게 되는,
그 모순에 휘말려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퇴근길,
편의점 앞에서 혼자 맥주 한 캔을 마셨다.
그냥 조용히,
아무 말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그때 알았다.
“나는 아직도 성공이라는 말에 중독돼 있었구나.”
취한 게 술 때문이 아니라
성공이라는 말에 도취돼
현실을 못 보는 나 자신 때문이었던 거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성공은
누군가의 평가가 아니라
나만 아는 만족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늘도 살아볼 만해”라는 생각이 들면
그게 성공 아닐까.
좋은 차, 좋은 집도 좋지만
좋은 하루가 쌓이는 인생이
진짜 성공 아닌가 싶다.
가끔은
“성공이 뭐냐”라고 묻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성공은 외제차가 아니라,
정체되지 않는 너 자신이야.”
지금은
더 이상 성공이라는 단어에 휘둘리지 않으려 한다.
대신,
내가 웃을 수 있는 하루에 집중하려 한다.
왜냐하면
그 하루가 쌓이면
결국 나만의 성공이 되니까.
어느 순간부터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성공을 좇는다는 명분으로
놓쳐온 것들이 너무 많았다.
저녁이 있는 삶도,
휴일의 여유도,
의미 없는 대화 속의 따뜻함도.
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넘어서야만
나를 인정해 주는 삶.
그건 전진이 아니라
끊임없는 ‘도망’에 가까웠다.
“지금 이 자리에서 멈추면 실패다.”
그런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하지만 지금은 말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성공은
누구보다 높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더 이상 숨기지 않아도 되는 삶이다.
가끔은 뒤처져도 괜찮고,
덜 가져도 떳떳한,
그런 삶 말이다.
지금 나는
어느 성공보다도
나답게 사는 연습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성공이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는 영광이고,
누구에게는 굴레다.
나는 그 단어에 묶여
숨 쉬지 못한 날들이 많았다.
웃지 못하고 일했고,
자기 전에 늘 허전했고,
주말이면 소진돼 있었다.
그런데, 그걸 누가 물어보진 않았다.
“너, 지금 행복하니?”
그 단순한 질문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웠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나는 그 질문을 나에게 던지고 있다.
그리고 조용히 대답해 본다.
“조금씩, 다시 배우고 있어.
내가 어떤 삶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수입맥주 한 캔 마시며,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성공은
내가 누구를 이기느냐보다
내가 어떤 나를 받아들이느냐의 싸움이다.
거기엔 숫자도, 비교도 없다.
단지 ‘나를 살아가는 일’만 있을 뿐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무언가 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성공은 목적지가 아니라
매일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태도’라는 걸
비로소,
맥주 한 잔 앞에서 배운다.
오늘의 맥주 한 잔 문장
“진짜 성공은,
성공이란 단어 없이도
당당한 나로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