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기만 했을 때, 나는 그 순간을 놓쳤다
형은 한동안 관찰하는 사람이었어.
모임에서도 말보다는 분위기를 읽었고,
강의실에선 질문보다는 필기를 남겼지.
관심은 많았지만,
늘 한 걸음 떨어진 거리에서
지켜보는 쪽을 택했어.
그게 조심성이라고 믿었고,
실수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시간이 지나서 깨달았어.
“그 순간엔 있었지만,
진짜로 거기 있지는 않았구나.”
관찰자는 세심해.
공간을 먼저 읽고,
사람의 말투와 눈빛에서 의미를 파악하지.
관계 안에서도
먼저 다가가기보다는
상대의 반응을 지켜본 다음 움직이지.
이런 방식은
실수하지 않게 해 줘.
자기 방어에도 탁월하지.
하지만 그만큼
타이밍을 놓칠 때가 많아.
"사실은 나도 그러려고 했는데…"
"나도 그 생각했었는데…"
그런 말이 자주 떠오른다면,
아마 관찰에 머무른 시간이 길어진 거야.
참여는 어색하고 불완전해.
실수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과 충돌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만큼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되는 경험이 있어.
생각보다
사람들은 너의 말보다
너의 ‘태도’를 더 기억해.
완벽한 말 한마디보다,
그 순간 나서서 손 든 그 모습이
그 자리에 있었음을 증명해 주지.
참여는 조금 더 용기가 필요하지만,
그만큼 더 많이 배울 수 있어.
형이 보기엔
관찰과 참여는 성격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야.
상황을 읽고 싶을 땐 관찰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참여
조용히 받아들이고 싶다면 관찰
직접 느끼고 부딪히고 싶다면 참여
그리고 중요한 건
그 둘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유연함이야.
때론 말없이 바라보되,
놓치지 않아야 할 순간엔
기꺼이 손을 들어야 해.
형은 이제 조금씩 배우고 있어.
말을 아끼는 것도 멋이지만,
지켜만 보는 건
결국 기억에서 사라진다는 걸.
모임에서, 관계에서, 일상에서
너는 ‘보는 사람’이었니,
아니면 ‘있던 사람’이었니?
그걸 바꾸는 건,
지금 네가 손을 드는 용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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