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늦도록 밝은 곳에서, 나는 왜 더 외로웠을까
형은 오랫동안 도시에 살았어.
밤 10시에도 불 켜진 카페,
늘 분주한 도로,
사람이 많지만 누구도 나를 보지 않는 거리.
처음엔 그 익명성이 좋았어.
간섭받지 않고,
내 속도를 지킬 수 있는 것 같았지.
근데 어느 날 퇴근길에
불 켜진 수많은 창문을 보는데
갑자기 숨이 턱 막히더라.
“이 많은 불빛 속에서,
나는 왜 이렇게 혼자인 것 같지?”
도시는 빠르고 편리해.
택배는 다음 날 오고,
앱 하나로 식사가 오고,
지하철은 분 단위로 도착해.
정보도, 사람도, 서비스도
너무 많아서 선택할 수 없는 게 문제일 정도야.
근데 문제는 그거야.
편리함은 쌓이는데, 여유는 줄어든다는 것.
모두가 바쁘고,
빨리 움직이고,
속도가 멈추면
마치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도시는 분명 효율적이지만,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나?”
그 질문엔 자꾸 말문이 막혀.
형은 시골에 잠깐 머문 적이 있어.
인터넷은 느리고,
버스는 몇 시간에 한 대.
편의점은 차를 타야 갈 수 있고,
카페는 ‘마을 회관’ 같은 분위기였지.
근데 이상하게,
하루가 길어.
“이게 시간이 흐른다는 느낌이구나.”
시골은 그런 걸 가르쳐줘.
누군가를 지나치면 인사하게 되고,
해가 지면 자연스레 하루를 접게 돼.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 덕에
삶의 리듬이 살아나.
형이 보기엔,
도시와 시골은 공간의 문제가 아니야.
속도와 여유를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야.
선택지가 많고 빠른 삶이 편하다면 도시
루틴과 자연스러운 쉼이 필요하다면 시골
사람들과 얽히지 않는 자유를 원한다면 도시
사람들과 조금 더 연결되고 싶다면 시골
그리고 무엇보다,
너에게 ‘멈출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가 중요해.
그게 꼭 시골일 필요는 없고,
도시 안의 조용한 루틴일 수도 있어.
형은 이제
“어디가 더 좋은가?”보다
“어디에서 숨 쉬고 있나?”를 먼저 묻게 돼.
밤이 늦도록 밝은 곳에 있었지만,
형은 자꾸 외로웠어.
그건 빛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리듬이 너무 빠른 데 있었다는 신호였던 것 같아.
너는 지금
속도에 따라가고 있니?
아니면,
스스로의 호흡으로 걸어가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