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이냐, 속도냐… 결국 나를 살리는 한 끼에 대하여”
형은 예전엔
밥은 그냥 배만 채우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시간 없으면 컵라면,
기분 없으면 배달,
식사보단 ‘해결’에 가까웠지.
근데 어느 날,
아무 말 없이 놓인 반찬 몇 가지를 보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핑 도는 거야.
누가 일부러 해놓은 건 아닌데
누군가 챙겨줬다는 그 ‘형태’ 자체가
너무 따뜻하게 느껴지더라.
집밥은 말이 없어.
대단한 요리도 아니고,
손이 많이 간다고 티도 안 나.
그냥
국이 있고,
반찬이 있고,
밥이 뜨끈하게 담겨 있을 뿐이야.
그런데 형은 알아.
그 한 끼를 위해
재료를 사고, 손질하고, 조리하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지.
집밥은 배를 채우는 게 아니라
마음을 담아주는 형식이야.
그래서
혼자 먹어도 외롭지 않고,
말없이 먹어도 마음은 전달돼.
형도 자주 시켜 먹어.
메뉴 고르기만 하면 끝이고
앱 하나로 원하는 게 금방 와.
그리고
가끔은 그게 정말 고맙지.
지친 날, 요리할 힘조차 없을 때
배달은 나를 살려주는 속도야.
하지만 이상하게도
자주 시켜 먹을수록
식사 후의 공허함이 커졌어.
일회용 포장,
혼자 치우는 테이블,
잠깐의 만족.
배는 부른데
어딘가 ‘살아있다’는 감각이 약해지더라.
형이 보기엔
집밥과 배달은 음식의 문제가 아니라
방식의 문제야.
누구와 먹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준비했는지,
얼마나 천천히 씹고 있는지.
가끔은
컵라면에도 정성이 담길 수 있고,
한 그릇 국밥에도 마음이 녹아 있지.
반대로
비싼 배달 음식에도
텅 빈 감정이 따라오기도 해.
형은 요즘
밥 한 끼가 어떤 마음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느끼려고 해.
집에서 남은 반찬 데워 먹을 때도,
편의점 도시락을 혼자 먹을 때도,
누군가와 함께 밥상에 앉을 때도.
왜냐면
밥은 그냥 에너지가 아니라,
누군가의 온기를 전하는 방식이더라고.
지금 너는
무엇을 먹고 있니?
그리고
그건 너를
살리고 있니,
지나가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