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늦더라도, 나는 내가 가고 싶은 길로 간다
형은 한동안
‘빨리 가는 게 이기는 거’라고 생각했어.
더 빨리 출발하고
더 빨리 성과 내고
남들보다 한 발 앞서서 도착하는 거
그래서 매일
초조했어.
형보다 앞서가는 사람들,
형보다 빨리 인정받는 사람들,
형보다 많은 걸 이룬 사람들.
그게
형을 계속 달리게 했지.
근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달렸던 시간의 끝에서
형은 자꾸 길을 잃었어.
속도는 있었는데, 방향이 없었던 거야.
빨리 가면
뭔가 대단해 보이잖아.
남보다 앞서 있다는 우월감
더 많은 걸 가진 것 같은 착각
더 잘 살고 있다는 주변의 박수
근데 정말 그런가?
형은
빠르게 쌓아 올린 것일수록
더 쉽게 무너지는 걸 봤어.
속도는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는 힘이지만,
방향은 내 안의 기준에 따라가는 감각이더라.
형은 요즘,
조금 느리게 움직여.
일도, 관계도, 선택도
예전처럼 재지 않고
내가 정말 원하는 쪽으로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걸어가.
오래 걸려도 괜찮아
남들이 이해 못해도 괜찮아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이면 괜찮아
그게
내가 지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알았거든.
형은 이제
속도보다 방향을 본다.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항상 잘 가는 건 아니야.
끝까지 가는 사람은,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걷는 사람이야.
너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니?
그리고
그건 정말
네가 가고 싶은 길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