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탈 안에 사람이 있습니다
동생아
형이 이번엔 놀이공원에서 했던
캐릭터 탈 알바 얘기를 해볼게
처음엔 단순히 귀엽고
인기 많을 줄 알았는데
진짜 덥고, 무겁고, 외롭고, 조용히
고통스러운 일이었어
인형 머리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다
안에 들어가면 소리 안 들리고 앞도 잘 안 보인다
아이들은 나를 곰으로 보지만,
나는 그 안에서 점점 ‘사람’이란 걸 잊어간다
사진 찍어달라는 아이가
인형 다리를 세게 찼을 때야
나는 아파도 아무 말도 못 해
웃어야 하니까
꼬마가 내 손을 꼭 잡고 말했다
“곰아, 안 더워?”
그 순간 이상하게
눈물이 찔끔 나왔다
곰 탈 안에서도, 사람은 느낀다
탈 안에는 사람이 있어
단지 더운 게 아니라
감정도, 생각도, 눈물도 있다
그래서 사람을 볼 땐
가끔 그 안을 먼저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