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알바 4화

신랑도, 신부도, 나를 모른다

by 라이브러리 파파

동생아
형은 결혼식 영상·사진팀 보조 알바도 해봤다
주말이면 정장 입고 웨딩홀로 출근했지

그날의 주인공은 항상 신랑과 신부였지만

그 아름다움을 조명으로 밝히는 건 나였어

ChatGPT Image 2025년 6월 1일 오전 08_46_30.png

형이 하는 일

삼각대 펼치기

조명 각도 맞추기

전선 정리

영상 음향 사전점검

웨딩카 앞에서 장식 리본 조심히 붙이기

예식장 입구 사진 액자 세팅

식 끝나고 웨딩홀 빠르게 원상복귀



한마디로, 모든 사진이 예쁘게 나오도록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일이었어


결혼식은 분 단위로 움직인다

리허설
입장
축가
케이크 커팅
행진
그리고 단체 사진


이 모든 순간을 사진팀은 외워야 해
그게 안 되면 한 장의 추억이 사라지는 거야


가장 서러운 순간

혼자 엘리베이터에 조명

장비 두 개 들고 타고 있는데
문이 열렸고, 어떤 하객이 이렇게 말했어

“어머, 청소하시는 분인 줄 알았어요”

그 말 듣고도

형은 “안녕하세요” 하고 웃었다


가장 울컥했던 순간


식 끝나고
신랑이 형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형은 그 말 하나에
온몸의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었어

그건 진짜였어
신랑도, 신부도, 나를 몰라도
그 순간 만큼은 내가 ‘하객’이 된 것 같았거든


형의 마지막 한마디


우리가 기억하는 결혼식 사진
그 뒤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땀과 감정이 들어 있어

누군가를 위해 움직이는 순간
비록 보이지 않아도
그건 가장 깊은 자리에서 빛나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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