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기기보다 마음을 다독이는 일이 먼저였다
“잠이 오지 않는다”는 외침은 없었으나,
그 몸짓과 울음은
곧 전투의 개시(開始, 개시 – 시작)이자
아비의 인내(忍耐, 인내 – 참음)를 시험하는 신호였도다.
己亥年(기해년 – 돼지의 해) 늦봄 저녁,
날은 저물고,
첫째 아들(長子, 장자 – 맏아들) 三歲(삼세 – 세 살),
둘째 딸(次女, 차녀 – 두 번째로 난 딸) 一歲(일세 – 한 살)를
함께 재우는 시간은
하루의 종결이 아닌, 또 하나의 서막이었다.
아비 된 자, 등을 두드리며 자장가를 부르니,
첫째는 이를 "북소리 전투"로 오해하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칼싸움소리(劍聲, 검성 – 칼 부딪히는 소리)를 내었으며,
둘째는 눈을 감다가도
그 소리에 기지개를 펴고
울음을 터뜨렸도다.
이리하여 밤의 戰端(전단 – 전쟁의 발단)은
다시금 열렸도다.
나의 무기는
오른손은 등을 두드리는 右擊(우격),
왼손은 손등 쓰다듬는 左撫(좌무),
입은 자장가 三連唱(삼연창 – 세 번 부르기)였으나,
아이들은 방패를 들지 않고
눈물을 창처럼 휘두르며
내 정신을 혼미하게 하였노라.
그러나 마침내
첫째는 뒹굴다 지쳐서 잠들었고,
둘째는 울다 포기하고 품에서 숨을 고르더니
조용히 잠이 들었도다.
이때 나는 알았노라.
잠은 눈에 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먼저 내려놓게 하는 일임을.
밤은 길고도 조용하였으며,
두 아이가 잠든 방 안은
마치 한 편의 승전보 같았노라.
그리하여 나는
말없이 불을 끄고
소리 없이 이불을 덮은 채
눈을 감았도다.
“잠투정이란
졸리다는 말의 아이답고 정직한 표현일 뿐,
그 마음을 먼저 감싸 안는 자가
진정한 將軍(장군 – 지휘관)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