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가방보다 가벼운 손잡음이 오래 남는다
책은 조용하나,
아이들은 그 사이에서
자기만의 소리를 만들어간다.
癸卯年(계묘년 – 토끼의 해) 늦가을 토요일,
하늘은 높고 바람은 맑았으며,
나는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읍내 작은 圖書館(도서관 – 책을 빌리고 읽는 공간)으로
향했노라.
첫째는 공룡책을 찾겠노라 벼르고 있었고,
둘째는 그림책 속 고양이를 만나리라 기대에 부풀었으며,
나는 조용히 앉아
읽는 아비의 뒷모습을 그려보려 했도다.
그러나
도서관 문을 연 순간부터,
그 계획은 수정되었노라.
첫째는 “아빠! 티라노사우루스는 육식이래!”라고 도서관 전역에 알렸고,
둘째는 책장에 꽂힌 책이 아니라
책상 아래 숨은 먼지에 더 흥미를 보였으며,
나는 *“쉿!”*을 일곱 번 외치며
조용한 독서를 포기하였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자리에 앉아
책 한 권을 마주 보고 웃었으며,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하였노라.
“책은 아이보다 느리고,
시간보다 빠르다.
오늘 이 순간이야말로
가장 조용한 教育(교육 – 가르침)의 시작이도다.”
돌아오는 길,
첫째는 책을 가슴에 꼭 안았고,
둘째는 손가락으로 책 속 고양이를
가리키며 계속 이야기했다.
나는 생각했다.
책을 읽으러 간 것이 아니라,
아이를 더 오래 안아줄 시간을 빌리러 간 것임을.
“도서관은 조용하지만,
아이와의 추억은
그 어떤 책 보다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