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엘리베이터, 진짜는 여기서 시작된다
아침 8시 59분.
엘리베이터 앞에 7명.
누군가 속삭인다.
“아... 팀장님이다.”
공기 온도가 변한다.
자세가 바뀐다.
누구는 폰을 보고,
누구는 안 보이는 버튼을 누른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대화보다 침묵이 더 시끄럽다.
“아까 회의 때 그 얘기…”
“보고서는 어디까지…”
말이 오가면
다들 숨 멈춘다.
괜히 웃고, 괜히 무표정해진다.
엘리베이터는
비공식 정보센터다.
누가 누구랑 같이 타는지
누가 신입인데 회장님이랑 인사했는지
누가 셔츠 안 다려 입었는지
누가 오늘 기분 안 좋은지
눈치력 레벨업의 공간.
1. “오늘 날씨 좋네요~”
2. “점심 뭐 드셨어요?”
3. “몇 층 누르셨어요?”
필요 없어도 말하고 싶을 때 나온다.
30초면 충분하다
엘리베이터에서의 30초는
길게 느껴지는 인간 드라마.
가끔은
“먼저 타세요”라는 말 하나가
오늘을 버티게 한다.
이 공간, 꽤 사람을 보여준다
친절함은 타이밍에서 보이고
권위는 말투에서 보이며
배려는 누르지 않은 버튼 하나로 보인다
엘리베이터는
그저 층을 이동하는 기계가 아니다.
사람을 알아보는 시험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