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말고 눌렀다. 메뉴판에서 ‘크림 파스타’를.
분명 점심만 간단히 해결하려고 했어.
노트북도 켜고 있었고,
메일도 답장 보내는 중이었어.
근데…
이건.. 못.참.지.
눈에 보이진 않았지만
후각은 이미 그릇을 넘은 상태.
(와.. 이게 냄새가 너무 맛있으면 안쓰던
소리가 입으로 나온다.)
그 순간 내 오른손은 자동으로
10분 뒤,
눈앞에 등장한 건 예술이었다.
감자스프로 목을 가볍게 적시고..
파스타를 그윽하게 쳐다본다..
부드러운 소스 위에
한 움큼 가득한 치즈,
살짝 덮인 파슬리,
“음… 이건 점심이 아니라 힐링인데?”
진심이었다.
먹으면서 일하는 버릇이 있는 형한테
노트북 화면엔 이메일이 열려 있었지만
뇌는 이미 이탈리아로 출국한 상태.
국물처럼 남은 소스를 아깝지 않게 다 퍼먹고
포크 내려놓으면서 느꼈다.
이건 못참지.
못참고 잘했다.
장소는.. 비.밀. 궁금하면 답글로..
점심에 파스타는 사치라고?
그건 돈의 문제가 아니고, 정신의 문제다.
오늘처럼,
머릿속이 뒤엉킬 땐
크림과 치즈가 제일 먼저 정리해준다.
구독과 답글은 못.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