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며 알게 된 그날의 증상
15년 여름이 지나고 있을 무렵, 이상한 증세가 나타났다. 당시 나는 kt대리점 점장으로 근무 중이었고 그 일의 강도는 꽤나 강했다. 일도 많았거니와 사람을 상대하고 본사 직원들, 타 대리점 사장님들과도 관계를 이어나가야 했었다.
상담,판매,CS,정산,경리 그리고 직원들 케어까지 아침10시에 시작해 밤 8시가 되도록 이어지는 일을 하고 있었다. 크게 스트레스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워낙 긍정적이고 회복탄력성이 좋은편이라 그때 그때 털어버렸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단순한 생각일 뿐이였던거다.
점심을 먹고 다시 오후 근무가 시작된지 오래되지않아서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위염을 달고 있던 터라 점심먹은게 체한줄 알고 약을 하나 사다먹고 손도 주무르고 했다. 혈압이 오르는 느낌과 함께 어지럽고 숨이 잘 안쉬어지려고 했다.
병원을 가야할 것 같은 생각에 나서다가 혼자서는 너무 불안한 마음에 같이 근무하던 언니가 차에 태워 응급실로 향했다. 병원으로 가는 동안 머리통증은 사그라 들었고, 호흡은 아직도 불편했지만 꽤 안정적이였다. 응급실에서는 기본검사를 했고 크게 이상이 없다며 안정제로 링거를 한대맞고 가면 될꺼라했다. 나도 금새 괜찮아져서 단순히 체끼때문에 그런거라 결론짓고 다시 매장으로 돌아왔었다. 그리고 그게 시작이었다.
유독 일이 많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날이면 두통이 시작되었고, 심하게는 손발이 떨리며 구토를 반복하고 금새 쓰러질것 같아 응급실을 네다섯번더 가게된다. 혹시나 몰라 뇌ct까지 찍었지만 아무 문제 없었다. 응급실에서는 공황장애 같으니 신경정신과로 외래를 한번 가보라고 권유했고, 난 가지 않았다.
내 증상이 심해지자 주위에선 다른검사를 해보는게 어떠냐길래 무슨일 있겠냐며 괜찮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 모든 증상들이 예민한 나에게 보내는 몸의 신호였음에도 난 무시하고 있었던 거다.
그러다 어느 날, 친구와의 만남에 친구는 걱정스런 얼굴로 얘기했다.
친척중에 나처럼 그렇게 계속 아파하다가 검사를 했는데 뇌종양이 발견되었다고, 그러니 검진한다고 생각하고 MRI를 찍어보는게 어떠냐고!
문득 두려워졌다. 아무일 없겠지만 그래도 불안했던건 내 몸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가까운병원에 아는 분을 통해 바로 입원예약을 잡고 검사를 했다.
다음 날 의사샘은 회진을 돌며 말씀하셨다.
" 결과는 외래로 내려와서 영상보면서 설명드릴께요"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