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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머리속의 그 녀석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예민예민예민

by 안영

지옥같은 중환자실에서 거의 뜬눈으로 하룻밤을 보내고, 진상짓은 다한 나는 아침 일찍 회진을 도는 교수를 만나 입원실로 제발 보내달라고 했다. 여러가지 체크를 하더니 오전이 지나가기전에 입원실로 옮겨졌고 비어 있는 입원실이 2인실이라 비용은 비싸도 쾌적할꺼라 생각하고 입원실로 향했다. 근데.... 너무 좁은 2인실 ...보호자침대도 너무 작고.. 옆 침대와 너무 가까이 붙어있었다. 내 머릿속에 그 녀석이 들어오고 , 통증은 계속 있었고 뭔가 기어다니는 듯한 느낌도 계속 들었다. 정말 극한의 예민함이 찾아왔는데 옆에 누군가 있다는게 너무 힘들었다. 그 때 내 나이도 이미 30대후반이었다. 엄마에게 보호자가 되어야 할 내가 죽음의 문턱을 넘어 엄마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것도 마음이 아팠다. 통증이 너무 심해 마약성 진통제를 먹고, 약 부작용으로 오히려 잠도 못자던 며칠... 엄마의 신음소리를 들었다.

여름이었지만 차갑고 좁은 보호자침대에 모로 누워 주무시던 엄마는 그 당시 어깨회전근개파열로 어깨를 제대로 못쓰고 계셨는데 그 통증이 밤이면 심해졌던거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도 못했던 엄마는 잠이 들고서야 잠결에나마 아프다고 끙끙대고 계셨다. 그렇게 나는 또 철이 들었다. 하늘의 도움으로 난 무사히 새 삶을 살게 되었고, 날 지켜주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관리 열심히 해서 꼭 다 갚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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