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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트 멘탈

반쯤 싸이코처럼 사는 날들

by 안영

태생이 긍정적이다. 뭐든 좋게 생각하고 좋게 보려고 노력도 하는편이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엎어진김에 쉬어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천운이라며, 이렇게 미리 알아서 손쓸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더 감사히 살아야지 다짐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싹트고 있던 불안함들은 내 멘탈을 흔들어 놓기 일쑤였다. 짜증도 늘고 웃다가 울다가.

남들 앞에선 괜찮은 척, 웃어 보였지만 마음속은 땅굴을 파고 들어갔다. 심한 두통은 가끔 기절하다싶이 잠을 자야 이겨낼수 있었고, 무리라도 하는 날이면 꼼짝없이 진통제를 먹고 누워있어야했다. 하고싶은게 너무 많고 극E의 성향에 활동성도 강한 나는 번번이 한계를 맞닥뜨렸다. 분명 이렇게 살아있음을 감사했다. 어느 하나 마비가 오거나 잘못되지않고 겉은 멀쩡하니 참으로 감사한 일은 맞다. 문제는 보이지않는 고통이였다. 머리안에 이물질의 예민함과 그로인한 편두통, 그리고 뇌졸중의 부작용은 다른사람은 알 수 없는 고통을 주었다. 이대로는 못살겠다며 구남친(현남편)을 잡고 울기도했다. 일주일에서 열흘씩 땅굴파고 들어가 우울감의 끝을 맛보기도 했다. 변하는건 없다는걸 아는데도 싸이코마냥 롤러코스트를 탔다. 아니 아직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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