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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 Dec 07. 2018

내 혼에 불을 놓아

시필사 27일

내 魂에 불을 놓아
_이해인

언제쯤 당신 앞에 꽃으로 피겠습니까. 불고 싶은대로 부시는 노을빛 바람이여, 봉오리로 맺혀 있던 갑갑한 이 아픔이 소리없이 터지도록 그 타는 눈길과 숨결을 주십시오. 기다림에 초조한 내 비밀스런 가슴을 열어놓고 싶습니다. 나의 가느다란 꽃술의 가느다란 슬픔을 이해하는 은총의 바람이여, 당신 앞에 <네>라고 대답하는 나의 목소리는 언제나 떨리는 3月입니다. 고요히 내 혼에 불을 놓아 꽃으로 피워내는 뜨거운 바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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