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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타 Feb 21. 2023

어쩌면 호랑이 새끼였는지도 모르지.

꼬질꼬질하지만 하찮은 무기도 장착했지.



유튜브를 보다 보면 새끼 고양이가 털을 세우고 하악질을 하는 영상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게 된다.

나는 새끼 고양이는 당연히 하악질은커녕 고양이 본능 자체를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없는 것이 아니라 아예 모를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속단했다.)


쥐방울만 한 우리 고양이가 하악질을 하지 않고 순둥순둥한 것이 당연한 일은 아니라는 걸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온유한 성품 덕분인지 녀석의 적응력은 나의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냥줍 되신 첫날부터 본인이 저지른 응가를 치우라고 고함을 지르는가 하면, 상자로 막아놓은 펜스의 빈틈을 공략해 탈출을 감행하기도 여러 차례... 천연스럽게 거실 바닥에 철퍼덕 앉아서 그루밍을 하고 집안 곳곳을 관찰하는 용맹함까지 갖추었다. 뿐만 아니라 집사들을 발견하면 꼬리를 세우고 쫓아오는 친화력까지 완벽히 장착하신 녀석이었으니...(아무래도 급한 성격 탓에 탈출 중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일단 달려오는 느낌이었다.)



손으로 놀아주면 어흥! 입을 네모랗게 벌리고 마냥 좋아했다. 나름 발톱도 세운 듯 보인다. 제대로 된 이빨도 없이, 부실한 발톱으로.. 장난감에는 반응이 없어서 손으로 놀아주곤 했는데 훗날 손만 보면 사냥놀이를 하는 통에 고생을 좀 했다. 영광스러운 상처도 여러 개 하사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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