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 않았던 첫 만남

by 이면

크지 않았던 내 방 공간 중 1/4만큼 큰 책상이었다. 그 책상 밑은 작고 꼬물거리는 것이 팔랑팔랑 뛰어다니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다. 그 작고 부산스러운 움직임을 나도 모르게 힐끗거렸다. 하지만 폭신한 그 움직임에 다가가 손을 내밀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그 움직임을 마주해 가만히 쪼그려 앉았다. 가만히 눈으로 물었다. '여기에 왜 왔니.'

구름이가 집에 오기 전, 커다랗고 늙은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다. 무작정 내가 집으로 데려온 고등어 고양이였다. 자국이가 집에 온 지 6개월이 좀 지났을 때였던 것 같아. 한 날 저녁 엄마가 말했다. 고양이 털 때문에 아빠와 동생 비염이 너무나 심해지고 있다며, 고양이를 다른 데 보냈으면 좋겠다고. 지금 돌아봐도 엄마가 얼마나 조심스레 제안했는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리고 그동안 정말 불편했던 감정은 자국이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데 속도를 가했다. 결국 자국이는 우리 집으로부터 왕복 5시간 떨어진 곳으로 갔다. 자국이에 대한 그리움, 티 내진 않지만 속 시원해하는 엄마와 동생을 보며 느껴지는 서운함이 아직 뒤엉켜 있던 어느 날 집에 와 보니 내 책상 밑에 구름이가 있었다. 아직은 정리되지 않은 소란스러운 감정에 일부러 구름이를 환영하지 않으려고 애썼던 걸지도 모르겠다. 복집하고 사소하지만 내 마음전체를 굴러다니며 요란함을 만들어 내는 감정들을 그렇게 표현했던 것 같다. 그때부터 내 감정을 네게 드러냈던 걸까. 그때부터 우린 서로를 소중하게 여겼던 걸까.

물 마시러 가는 길에 한번 힐끗거렸다. 물을 떠 오는 길에 또 한 번 힐끗거렸다. 작은 꼬물이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작은 우리에서 내보내 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작고 약한 철조망 우리를 열어주었다. 너무 쉽게 열리고 가벼운 이 우리가 네게는 혼자 열 수없는 것이었던 거니. 그리 생각하니 왠지 슬픔에 뭉클했다.

우리에서 총총걸음으로 걸어 나와 내게 뛰어든 너를 처음 안았다. 네 존재가 이토록 약하고 가벼울 수 있나 생각했다. 이토록 약하고 가벼운 중량, 하지만 그 존재 중량은 꽤나 묵직했다. 무언가 가득 채워지는 감각을 선명하게 느끼게 해 줄 만큼. 내 무릎에서 이리저리 뒹굴고, 뛰어다니는 구름 이를 보며 손을 동그랗게 말았다. 내 모든 손가락을 할 수 있는 한 가장 유연하고 느리게 움직였다. 가벼운 중량이 가진 무게감에 가만히 안정감을 느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네 부산함을 따라 간 내 손 끝엔 언제나 온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