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활모험가 Dec 06. 2017

계절, 맞이

겨울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자세


누구든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겨울을 맞이하는 방식이.

가령, 보들보들한 수면바지를 꺼내입는달지, 두툼한 외투를 꺼내입는 식의 소박한 나만의 겨울 맞이.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정말 '겨울이 오긴 왔구나', 새삼 깨닫는다.



우리는 평소 불멍으로 겨울 캠핑의 낭만을 야곰야곰 누려왔으나
제대로 된 계절을 맞아, 있는 힘껏 겨울을 와락 안아보기로 했다.



평소보다 장작을 좀 더 챙기고, 숯에 구워먹을 고구마나 밤을 조물조물 골라 호일에 감싸 놓고.

시원한 맥주보다는 따뜻한 커피나 차를 더 준비하고,

긴긴 겨울밤 도란도란 나눌 이야깃거리는 우리의 가장 큰 준비물.



그리고 이 날을 위해 꼬옥 숨겨두었던 우리의 작은 난로를 꺼내들었다.

따스한 기운은 우리를 감싸안아주고, 노오란 불빛은 제법 감미롭기까지.

강력한 온기를 뿜어내진 않지만, 나직나직한 따스함으로 우리를 오종종 모여들게 하는 자그마한 우리의 난로.

 


여전히 평화로운 낮의 시간이 구름결처럼 흐르고 나면,

사랑스러운 불멍의 시간이 오고,

이내 따스한 텐트 안 난로의 시간이 찾아오곤 한다.



제법 달아오른 난로 상판에 조심조심 후라이팬을 올려 피자를 구워보았다.



내가 원했던 적당한 뜨거움으로 피자는 난로 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갔고,  

쪼륵 뜨거운 물을 따라내며 몇 잔째의 커피를 끓여냈다.


'아, 정말 겨울이네.'

이 말에 함께 호오- 새하얀 입김이 절로 새어나오는 계절.



시계는 아직 초저녁,

제법 길 것만 같은 우리의 겨울밤은 이렇게 소소한 일과들로 몽개몽개 채워지고 있었다.



<숲의 하루> 영상 보기




* 글: 블리 

www.instagram.com/bliee_

*사진: 빅초이

www.instagram.com/big.bigchoi


*생활모험가 Adventure Life 

https://www.youtube.com/user/MsDavidchoi

사진가 빅초이와 작가 블리는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생활모험가 부부입니다. 

일상과 여행, 삶의 다양한 순간을 남편 빅초이가 찍고, 부인 블리가 이야기를 씁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