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의 우선순위는 돈이니까
결국 이 세상 사는 법칙은 자기만족이다.
모든 일이 그렇다.
남의 시선과 의식 따위 중요치 않은 것이 인생사.
우리가 하는 일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만큼은 난 최고가 되고 싶었다. 욕심도 많고 책임도 있었다.
그래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어려울수록 나는 애착이 갔다. 나는 책을 만든다.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면 콘텐츠를 기획하고 창조하는 기획자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고 불리기도 하고, 에디터, 기자, 작가...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부른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조직이고 팀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제대로 된 팀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모두가 경력자이고 서로의 프로젝트에 관여하지 않으며, 일이 주어지면 알아서 해내야 한다.
수직상하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조직구조로 누군가의 관섭을 받거나 무언가를 보고하는 체계가 없다.
혼자서 일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할 나이 없는 회사요,
빡빡한 조직구조를 못 견뎌하는 사람들에게 천국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일은 정확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직급에 따라 일을 나누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일이 주어진다.
복불복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잘 어울릴까. 우리 팀은 실장의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에 차장님이 실장 대행으로 우리를 보살핀다(?). 그래서 조금 덜 바쁜 사람에게 일이 주어질 때, A 맡을래, B 맡을래, 하는 식이다.
자유와 존중이라는 명목 아래 방관이라는 하나의 단어가 맴도는 곳.
자기 일이 많다고 어필을 잘하거나 힘들다고 징징대면 해결책을 찾는다.
대부분 일을 빼서 다시 재분배한다. 어디 가나 마찬가지겠지만, 일을 하는 사람만 한다.
일을 잘하면 일을 두세 배로 하고 일을 못하면 그냥 안 하면 되는 식이다.
그렇지만 이 사람이 일을 얼마나 하는지는 아무도 평가하지 않고 상부로 보고되지도 않는다.
그냥 우리는 일을 쳐내는 일꾼 중 하나로 일을 잘하든 못하든 똑같은 취급을 받는다.
그러니 일을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는 것이 지금의 현실.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피곤해지고 힘들어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양심이 허락하는 한 적당한 수준으로 회사 일을 하는 것.
지금 자신의 능력에서 30%만 회사일에 투자하는 것.
이런 이유로 자꾸 쓸데없이 지치고 힘이 빠진다.
아무리 노력해봐야 발전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열정 따위는 어울리지 않는 이 삭막한 공간에
그냥 자리나 채우고 있는 내 모습이 오늘따라 한심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지금껏 가까운 곳만 바라보느라,
몸이 편해진 것에 익숙해지며,
내 생각 따위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세상과의 타협을 해왔던 것.
그냥 흐르는 대로 두면 될 것을 왜 오늘따라 이렇게 짜증 나고 서럽고 스트레스를 받는 건지.
예민해진 오늘, 또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고야 말았다.
하지만, 우린 모두 돈 때문에 이곳에 왔다.
흐르는 대로 그냥 두어야 할 이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