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티 Mar 16. 2024

교사치고 긴장하는 편입니다.

상담교사로 살아남기

나는 상담교사이므로 교사 직함을 달고 있지만 앞에 나가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 잦지 않다. 만일 런 일이 생긴다면 나는 꽤 긴장하는 편이다. 그런 나에게 외부강의 의뢰가 들어왔다. 그것도 3월 학교설명회 학부모 특강이다.


많은 학부모들 앞에서 강의하는 생각을 하니 마음 한편이 벌써 두근거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좋은 상담자이면서, 좋은 강연자가 되고 싶었다. 다시 말해 내가 원하고 바라던 순간이 온 것이다.


어떻게 강의를 준비해 가야 할지 생각하며 나의 발표 경험들을 떠올려본다. 먼저 대학 시절 실패했던 발표경험이 떠올랐다. 갑자기 머릿속이 새하애지면서 당황한 내 모습을 거울로 바라보는듯한 바로 그 느낌! 생각만으로 아찔했다. 반면 발표나 강의를 성공적으로 했던 경험들도 있었다. 나는 자신감있었고, 유머를 사용했고  유연했다.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사회공포증 있으면 무대나 처음 보는 낯선 사람과의 만남, 모임 참여 등에 공포를 느낀다. 이러한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불안을 캐치해낼까 봐 두려워한다. 나의 얼굴 붉어짐, 목소리의 떨림, 식은땀, 얼굴 굳어짐 등 말이다. 보통은 이런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더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내가 처음 성공적이었던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발표불안이 있습니다. 그래서 발표를 하다가 긴장하거나 떨 수도 있는데,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봐 주시면 발표를 무사히 끝내고 하나의 성공경험으로 삼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마음이 편해졌고, 발표도 평소보다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 발표 이후 강의를 듣던 나를 잘 모르던 사람들조차 나에게 박수를 보내주었다


이 일 이후로 발표불안을 완전히 극복했냐고? 물론 아니다. 강의 의뢰가 들어온 순간부터 내가 긴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래도 점진적으로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은 두려움에 도전하면서 나의 부족함 또한 인정하는 것이다. 이번 강의에서도 불완전한 나를 또 오픈하기로 하며 대본을 작성해 본다. "교사 치고 좀 긴장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늘 학생들을 위해 공부하고 노력해 왔습니다. 해서 제 이야기를 경청해 주시면 자녀를 양육하는데 참고하실만한 점이 분명 있으실 겁니다."라고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돌보는 삶: 여행유튜버를 보며 알게 된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