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서 존재하는 삶

나로 사는 게 왜 이리 어려운지

by 하람

명상에 관심이 많다. 그러면서도 속으로 '나는 왜 돈 안 되는 거에 관심이 많을까 생각했다.'

마음 챙김, 심리 등 언뜻 생각했을 때는 없어도 괜찮은 것, 먹고사는 데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 내용에 마음이 끌렸다. 특히나 재테크, 부동산 등 당장의 부를 끌어당길 만한 것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다.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않으면서도 마음공부에만 시선이 갔다. 명상 공부를 하고 싶으면서도 마음 한편에서 내 발목을 잡는 찜찜함, 주변에 "나 명상 공부해요."라고 했을 때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사람들의 의아함을

의식하고 있었다. 아무도 눈치 주지 않았는데 나는 왜 그렇게 주변 사람의 눈치를 봤을 까?

나의 시선은 외부로 향해있다. '내가 하고 싶은 건가? 내가 좋아하는 건가?'가 아니라

내가 이거 배운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려나? 너무 보헤미안의 느낌인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랑 어울리지 않나? 여러 생각이 실타래 풀리듯 쏟아져 나와 나를 칭칭 감아 버린다. 보이지 않는 실이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묶어버린다. 그래서 그렇게 힘들었나 보다.

내 마음 하나 내가 알아주지 않아서 늘 가슴이 답답하고 슬픔이 짙게 깔려 있는 느낌.

내가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아서 내 안에 진짜 내가 지쳐버린 거다.


명상은 '나로 존재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얼핏 보면 이상한 말이다. 나는 나고 나로 존재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는데 나로 존재하는 시간이라고? 그런데 여러분은 어떤 가? 진짜 '나'로 존재해서 살아가고

있나? 헤르만 헤세처럼 내 안에서 솟아 나오는 그 무언가를 해보고 있나? 조르바처럼 그 순간을 순수하게

즐기고 있나? 일상에서 무수한 CCTV가 감시하듯 나 자신을 검열하고 또 검열하진 않나?

나부터도 내가 좋아하는 옷 스타일을 그대로 입지 못한다. 너무 공주병 같을까? 내 나이에 어울리진 않겠지?

이거 길거리에서 입으면 너무 튀어서 사람들이 쳐다보겠지? 또 나를 붙잡는 생각이 툭툭 튀어 올라온다.

이런 일상의 틀이 얼마나 많나. 착한 딸, 인정받는 강사, 나를 겹겹이 싸고 있는 수많은 역할과

사회적 시선 안에 우리는 나를 점점 죽이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명상으로라도 내 안에 잠시 숨 쉴 틈을 주는 것. 그 시간을 사람들은 숨비소리처럼 찾는 것 아닐까?

일상에서 꾹꾹 참고 눌러 담았던 숨. 바다 위로 올라가 휘파람처럼 울려 퍼지는 잠녀의 숨비소리.

그때만큼은 대자연 안에서 자유롭게 나의 소리를 내보는 거다.


소정쌤은 명상에 대한 핵심 요약을 세 가지로 이야기한다.


1. 아침을 기분 좋게 맞이한다.

2. 아이처럼 먹고 산다.

3. 잠들기 전까지 감사한다.


이 세 가지가 왜 그리 어려웠을까? 아침을 기분 좋게 맞이하는 것부터 목에 턱 걸린다.

아침을 개운하게 일어난 경우가 무척 드물다. 늘 잠은 모자라고 피곤이 가득 쌓인 몸을 억지로 일으켜

하루를 시작한다. 일을 할 때는 밥을 챙겨 먹을 시간도 없이 후다닥 준비해서 나가기 바쁘다.

이렇게 나의 하루를 허겁지겁 시작한다.


아이처럼 먹고사는 건 어떨까?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모호하달까? 아이였던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서 그런가? 아이는 어떻지? 어떻게 먹고사는 거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그 순간에 오롯이 집중해서 즐기겠지? 일하면서 먹고 씻으면서도 해야 할 일을 계속 떠올리는 나와

정 반대의 삶일 거다. 내 몸이 있는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 놀 때는 내일 생각 안 하고 노는 것.

이게 왜 이리 어려울까? 심지어 펑펑 울고 싶은 날도 '다음날 일해야 하는데 눈 부어'하며 혼자

꿀꺽 삼켜버린다. 아이는 그냥 그 자리에서 엉엉 울고 또 툭툭 털고 일어나겠지.


마지막은 잠들기 전까지 하는 감사다. 실제로 감사일기도 쓰고 감사 단톡방에도 들어가 있지만

쓸 때뿐이지 일상에서는 금세 휘발되어 버린다. 나도 모르게 불쑥불쑥 올라오는 부정적인 생각을

밀어 넣기 바쁘달까? '아니 이 아저씨 왜 깜빡이도 안 켜고 끼어들어?'

'왜 이렇게 까다롭게 요구 사항이 많지?', '할 게 왜 이렇게 많아. 시간이 너무 없어.'

나도 모르게 보내는 부정적인 기운. 감사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은 여전히 어렵다.

한 번에 몇 십 개 감사할 거리를 찾기는 쉬우나 내 삶 곳곳에 공기처럼 감사가 스며들기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누군가 내 말을 무시하고 감정을 존중해 주지 않으면 화가 난다. 그 사람과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

내 안에 내가 그렇다. 누구보다 따스한 시선으로 들어줬어야 하는 내가 가장 차가운 눈빛으로

참고 살라고 조용히 있으라고 나 바쁘다고 윽박만 질렀다. 이제 현실의 나와 내 안에 나의 간극을

줄이고 신나게 살고 싶다. 내 안에 존재하는 신이 드러날 수 있도록 자신 안에 신과 만나는 잠깐의

시간을 나에게 허락해주고 싶다.







생글즈 질문


나만의 제목은? 나로서 존재하는 삶

하나의 키워드를 뽑는 다면? (그 이유도 함께 생각해요) ‘나’

암기하고 싶은 문장은? (문장수는 제한이 없답니다~)


어려운 것을 쉽게, 쉬운 것을 깊게 글로 표현하고, 깊은 것을 유쾌하게 살아내려는 것


안다는 것은 '한 번 들어본 것'이 아니라 내가 행하여 깨고 다다른 것이어야 한다.


잡생각이 많은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이 없는 것이다. 나의 생각을 ‘선택’ 할 수 있다.
수많은 잡생각 중에 나에게 이로운 생각, 해로운 생각 구분하는 힘. 나에게 충분히 있다.


명상은 나로서 존재하는 시간이다.


너무 자기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 혹은 나 말고 타인이 나라는 그릇에 가득 차 있으면 더 시끄럽다.


나와 친해질 때까지 좀 기다려줘야 한다.


착한 사람이 아니라 현명한 사람이 되려 한다. 주변인 다 챙기고 남들 부탁 다 들어주고
타인의 시선 의식하는 시간만 줄여도 충분히 가능하다. 타인을 위한 시간을 많이 살다 보면
절대로 이렇게 아침을 맞이하거나 밤에 잠들기 전에 할 수 있는 의식 따위는 없었다.


나는 제 아무리 가족이 오는 날이라고 해도 꼭 나의 패턴을 포기하지 않았다.
적어도 차 안에서라도 간략하게 나 홀로 시간을 보냈다.


기억해. 너 자신 안으로 귀 기울여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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