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상상 결혼은 현실
가장 재밌는 건 남의 연애 얘기. 봄바람 살랑이듯 간질거리는 얘기를 들으면 부러움에 마음이 울렁울렁.
싸운 얘기를 들으면 내일도 아닌데 내일처럼 화내고 뒤돌아 가슴을 치며 쿵쿵.
우리 삶의 도파민.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다. 드라마, 영화, 노래, 문학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사랑은
솜사탕처럼 환상을 부풀려 가슴을 설레게 한다. 하지만 입에 넣고 넣어도 순식간에 사라져 허하고 막상 손에 닿으면 신기루처럼 녹아버려 끈적한 느낌만 한가득이다.
사랑에 울고 웃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스무 살 때는 빨리 30대가 되고 싶었다.
30대는 사랑에도 의연하고 감정이 롤러코스터 타지 않을 것 같았다.
40대를 바라보는 지금 내 마음은 그럴까? 지금도 싸우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마음이 지구 끝까지 가라앉아 우울하다. 그 사람 말 한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느낌은 정말 별로다.
그래도 무미건조한 일상에 온갖 감정을 다 맛보게 해 주니 고맙다고 해야 할까?
나는 사랑에 환상도 가득하지만 현실의 사랑도 뼛속까지 알아 두려움도 넘친다. 그래서 결혼을 앞두고
예비부부 상담을 받았다. 이 사람이 정말 나의 평생의 짝일까? 나 진짜 이혼하지 않고 잘 살 수 있을까?
별의별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견딜 수 없었다. 결론은 다 나의 불안에서 비롯된 것.
나에게는 결혼 생활의 이상이 존재했다. 최수종&하희라, 션&정혜영 부부처럼 살며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싶었다. 그런데 미디어에서 보이는 그들의 모습이 다일까? 그들도 싸우고 화해하고 살아갈 거란
얘기를 들었다. 그게 너무도 당연한 거라고 안 싸우는 부부가 더 이상하다고 하셨다.
생각구독에도 이런 얘기가 나온다. 노트북 영화는 노부부의 10대 모습과 말년의 모습만 보여준다고
함께 애를 키우고 살아간 그 수많은 시간을 본다면 그들 역시 지지고 볶고 살았을 거라고 말한다.
맞아! 부부의 삶에 너무 단면만 보고 있다. 심지어 최수종&하희라, 션&정혜영 부부는 수많은 시간 동안
서로 맞춰갔던 지난한 과정이 있을 텐데 나는 그 모든 걸 편집한 하이라이트만 보고 있는 거다.
그래 그들의 부러운 순간이 아닌 현실을 바라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예쁘게 포샵된 드라마 속 주인공이 아닌
내 옆에 수염 나고 뱃살이 뽈록 나온 귀여운 남자를 그대로 봐주는 게 중요하다. 그 역시 나의 볼살과 오동통
뱃살까지 귀여워해 주니까. 서로의 못난 부분이 부딪혀 싸우고 화해하는 그 무수한 과정 역시
사랑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간이 됐다.
연애는 상상 결혼은 현실이라고 한다. 나는 아직 상상 속에 있다. 이렇게만 사랑받고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신혼의 단꿈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결혼 생활 3년까지는 '지혼'이라고 한다. 종이처럼 쉽게 찢어질 수
있다는 거다. 수건을 개는 방법, 청결의 정도부터 가치관의 차이 양가 부모님까지 앞으로 함께 넘어야 할
산이 무척 많다. 그것 역시 사랑의 일부라고 받아들이며 잘 겪을 수 있을까?
나처럼 불안이 많은 사람이 결혼이라고 하는 단단한 울타리를 치고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을 정했다.
무려 프러포즈를 받은 지 1년이 다 된 시점이다. 이제 진짜 현실이 코앞이다.
무수히 깨지고 후회하고 울고 불고 할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게 사랑이야. 그게 부부야.
결혼을 후회하고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감사가 느껴지지 않을 때 이번 생각구독 편을 다시 읽고 싶다.
괜찮아. 다시 좋아질 수 있어. 다시 사랑할 수 있어. 네가 감사만 잃지 않는다면 말이야.
생글즈 질문
나만의 제목은? 사랑의 민낯
하나의 키워드를 뽑는 다면? 희로애락
암기하고 싶은 문장은?
연애는 상상에 있지만 결혼은 현실에 있다.
누군가의 사랑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 시기가 부러운 것이 맞다.
완벽한 세상과 현실을 비교하지 마.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것이 필요해.
타로 카드를 공부하다 보면 ‘미련’을 상징하는 3개의 카드가 나온다. 3개 카드의 공통점은
모두 지금 내가 가진 것을 보지 않고 다른 곳을 바라본다는 특징이 있다.
엄마 아빠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감하는 것, 그것이 성교육에 시작이라고
눈을 떴을 때 바람까지도 사랑스럽길
오랜 기간 그를 괴롭히며 '사랑받고 싶다' 말했던 그 공허함은 나의 시선이 머무는 자리마다
감사가 없었던 것.
인간은 자기 자신이 선택한 것을 가장 사랑할 수밖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