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실패로 나아갈 용기를 위해
실패 이력서라니. 나의 텅 빈 이력서를 떠올려본다. 원하는 학교에 가지 못했다. 목표했던 꿈도 이루지 못했다. 수많은 자격증란과 해외연수, 인턴, 수상 내역의 텅 빈 공간을 바라보며 마우스 커서처럼 깜박깜박 눈만 깜박였던 때가 있다. 그 막막함과 먹먹함 사이 한숨을 쉬던 내가 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가장 난감했던 질문은 이거였다. 원하는 목표를 이뤄 성취했던 경험을 적으라고 하는데
아무리 머릿속을 촤르르 훑어봐도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 흔해 보이는 경험 하는 게 왜 이리 힘들었을까?
나도 그 환희의 감정을 맛보고 싶었다. 안타깝게 지금 나의 머릿속을 다시 떠올려봐도 목표를 이뤄 성취했던 경험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건 늘 내 삶을 조금씩 비켜갔다. 나는 차선 차선의 걸음을 옮기며 이 자리까지 왔다. 그 과정에서 뒤를 돌아보며 후회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때 조금 더 해볼 걸 왜 이리 자신감이 없었을까. 그냥 질러볼걸. 정보를 더 찾아보고 적극적이었어야 하는데...
수많은 할 걸 할걸... 했어야 했는 데가 실타래처럼 뒤엉켜 가슴속을 턱 막히게 한다.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 당시로 돌아가면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짙게 베어 온다.
그 아쉬움은 움츠러들었던 나에게로 향한다. 사실 꿈을 이루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때 도전해보지 않아서
위축되어 있던 그 청춘이 아쉬워서 자꾸만 뒤 돌아보게 한다. 지금의 나라면 조금 더 뻔뻔하게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지금부터 하면 되지. 그 학교, 그 직업은 모두 날아갔지만 다시 나에게 돌아올 수 있다.
대학원 까짓 거 그냥 해보면 되고 직업은 사실 내가 하기 나름이다. 수많은 플랫폼이 내 앞에 놓여있는데 혼자 수많은 생각과 걱정으로 발목을 잡아 그렇지 그냥 지르면 아무것도 아니다. 글을 쓰며 생각한다.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나는 여전히 작고 작게 존재하는구나. 마주해야 할 상황은 바뀌었지만 그 앞에 서 있는 나는 여전히 10년 전 그 아이 같다. 한 번뿐인 인생 지르는 게 왜 이리 어렵나. 늘 내 생각대로 현실이 내 앞에 펼쳐졌다. 이미 내 마음속에서 결론을 짓고 한 일에 반전은 없었다.
10년이라는 세월 속 나는 그때보다 더 많은 걸 경험했고 느꼈고 단단해졌다. 이제 실패라는 꼬리표를 떼고 '도전했었다'의 징표를 당당히 가슴에 달아야겠다. 다행인 건 나는 지금도 도전하고 싶은 게 많다는 것. 그냥 해보지 뭐. 내 생각 안에서 이미 이루어졌다고 믿으면 되지.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면 된다. 10년 넘는 발버둥과 삽질 안에서 겪었던 상처의 흉터를 어루만지며 새로운 10년을 나아가면 된다. 10년 뒤 40대 후반에 내가 이 글을 본다면 어떤 반응일까? 피식 웃으며 귀여워할까? 아님 조금은 더 뻔뻔하고 강해진 나의 10년 덕분에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고마워할까? 최소한 그때의 나에게 들려줄 이야깃거리가 넘쳐나게 계속 도전하고 도전하고 도전해야지.
나만의 제목은? 현실의 나를 마주할 용기
하나의 키워드를 뽑는 다면? 강함
암기하고 싶은 문장은? - 일을 못해서 망하지 않는다. 일이 많아서 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