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넷. 대학을 막 졸업하고, 운 좋게 언론사에 들어갔다.
14년이 흐른 2024년, 사직서를 냈다.
첫 직장이자 첫 퇴사.
애정과 애증이 뒤 섞인 그곳을 떠난 이유는 결혼 때문이었다.
직장과 신혼집은 너무 멀었고,
장거리를 왕복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기자로 일하는 동안 내 카카오톡은 회사의 소유물 같았다.
카톡 프사에는 회사명과 로고를 넣어야 했다.
카톡 프사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회사는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다.
내게 프사는 족쇄였다.
내 번호를 아는 사람이라면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디에 다니는지
모두 알 수 있었다.
퇴사와 함께 그 프사를 내렸다.
족쇄가 풀리듯 속이 후련했다.
후련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매일 쫓기듯 마감을 하던 압박,
일이 끝나고 나면
'내일은 또 무엇을 써야 할까' 고민하던 조급함에서도
벗어나 자유로워졌다.
마지막 출근 날, 왈칵 눈물이 났다.
선배와 후배에게 인사를 하고
회사 문을 나섰다.
그때 느꼈던 평온함은
한동안 이어졌다.
한순간도 쉬지 못했으니
이제는 잠시 쉬어도 괜찮다고,
그때의 내가
스스로에게 말했다.
미련이 남지 않는 건,
최선을 다해 열정을 다 태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 그동안 수고했다.
이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