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이 아닌 희망

by 리나

난임병원을 다닌지 세달여 만에 임신소식을 접했다.

운이 좋게도 자연임신 시도 중 임신이 됐다. 뛸듯이 기뻣다.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 곳이 있었다.

내 능력과 경력을 인정해 준 곳이었으나 취업을 포기 했다. 임신을 숨기고 입사를 할까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었다.

회사에서 처음 꾸리는 팀인데다 내가 관리자 급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하차한다는건 폐를 기치는 거니까.

돈을 벌긴해야지만, 우선 접어두기로했다. 허나 행복감은 얼마가지 않아 절망으로 바뀌었다.


나는 첫번째 임신 이외에 초음파를 통해 아기집을 보지 못했다. 한번은 자궁외임신 의심 나머지는 임신종결. 그래서 초음파를 확인하러가는 길이 아주 두렵다. PTSD로 남을 지경이었다.


네번째 임신 다시 찾아와준 기회. 병원에 거가 전 임신테스트기를 확인했다. 역전했다. 느낌이 좋았다.

예약이 되지않아 아침 일찍 병원에 갔다. 가자마자 피를 뽑고, 결과가 나오길 기다렸다.

임신수치는 4,000대. 춈파도 볼수 있을꺼같다는 희망적인 이야길 들었다.


긴 기다림 끝에 내순서가 왔다. 아.... 근데 말이 없다.. 불길한 증조다. 초음파상에도 아기집이라고 추정될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의사선생님은 이곳저곳을 뒤적이다 가까스로 찾았다. 이후 스샷을 찍기 시작했다. 침묵은 길어졌다.


선생님은 자궁안쪽에 아이가 자리를 잡은거같다하셨다. 자궁에 자리잡은 것이 아닌 자궁각에 위치한걸로 추정된다며 예후를 지켜봐야한다고 하셨다. 어쩌면 수술을 해야할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자궁으로 자리잡아준다면 안전하다고 했다. 추적관찰이 필요하니 5일후 다시보자고 하셨다. 유산예후도 있어보여 유산예방주사도 맞았다.


인터넷을 마구뒤졌다. 자궁각으로 출산한 사례를 봤다.

생각보다 꽤 희망적인 글들이 많았다.

아이도 살고싶어 자리를 알아서 잘찾아가 준다고했다

'그래...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괜찮아.. 괜찮아 아가, 엄마랑 꼭만나자 자리를 잘 잡아주렴.'

'이번엔 아가 너를 보내싫어. 우리 꼭 만나자'


되뇌이고 계속 되뇌인다.

다른사람에겐 만에하나 어쩌다가 벌어질 상황들이

나에게는 네번씩이나 찾아오는지

왜 시련이 반복되는지.

원망을 하면서도 잘될꺼야 잘될꺼야 하며 달랜다.


'엄마가 되는 건 무지 어려운 일이구나.'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건 정말 감사한 일이구나'


그렇게 절망이 아닌 희망을 가져본다.

'아가 우리 꼭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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