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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다

by 꽃에서 꽃이 핀다

가금 내가 하는 생각들이

나의 욕망들이

너무나 말이 되지 않아서

이룰 수도 없고, 이루려 노력해도

내 삶을 망쳐 놓을 것이

뻔해서,


일탈에 가까운 모든 생각들로 자꾸 열리는

내 마음을 접고

다시 어제 입었던 것과

똑같은 적당함을 입을 때

거울 속의 나는 웃지 못 하고

어울리지 않는 차림을 소화하려

애쓰는 모습.


불쌍해.

애쓰는 모습이 기특했던 서른, 마흔을 지나

이제 구차하고 안쓰러워 보이는 내 모습.


어제처럼 아침을 차리는 나도

어제처럼 출근 준비를 하는 나도

어제처럼 부당한 이야기를

그저 웃어 넘기는 나도

어제처럼 우울감에 빠진

나를 내버려두는 나도

안타까운 나.


우리는 언제쯤

삶을 바로잡아도 될까.

지금까지 원하는 대로 살지 못해서

이제부터는 원하는 대로 살아보고 싶다고

말할 자격 같은 건

주어지는 때가 따로 있는 걸까.


“나는 이대로 살다 죽을 거야.”


스물 몇, 세상에 처음 나올 때

귓가에 속삭이던 내 목소리처럼

죽을 시간까지 벗어나지 못 할 가식과

죽어도 나를 미워하고 후회할

소심함을 원망하며

오늘도,


시간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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