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인간의 지혜가 다시 필요할 때
"하버드면 다 통했다. 김작가는 어떻게 세상을 속였나?"
"하버드 출신 박사 모든 게 거짓? 허위 이력 논란, 저자는 '사망'"
학력, 이력을 모조리 속이고 자녀교육 관련 서적을 출간하여 인기리에 판매했던 작가의 거짓 이력이 밝혀졌다. 하버드, UCLA, 뉴욕 상담 활동 모든 것이 허구였다. 세계적인 심리학계 석학들의 추천사도 자작 글이었다. 책을 출간한 출판사는 업력이 30년 이상이었으나 작가가 허술하게 지어낸 정보들이 "거짓일 가능성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고 입장을 냈다.
출판사는 검증 과정에서 작가의 온라인 활동 이력과 공공기관 강의 이력을 참고했다. "해당기관에서 강사의 이력을 검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궁색한 변명은 공공기관의 검증 능력까지 도마에 올렸을 뿐 사태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했다.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로 모든 팩트들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기 쉬워질 것 같았지만, 현실은 반대다. 거짓 정보는 누구나 만들 수 있고, 어디에나 배포될 수 있으며, 생각보다 쉽게 수용되고 재생산된다. 뿌리를 찾아내려는 집요한 노력이 없다면 금세 진짜 풍경처럼 우리 주위를 에워싼다. 바로 눈 앞에는 가짜가 하나도 없으므로, 우리는 한 겹 거짓 풍경 뒤의 진실에 무심해진다.
그리고 온라인 상의 허구적 풍경에 AI가 덧칠을 시작했다. 나는 며칠 전에도 AI랑 싸웠는데, AI가 알려준 거짓 정보를 잘못된 정보라고 아무리 지적해도 인정하지 않고 사실이라고 고집했기 때문이었다. AI는 끝내 내가 검증한 근거 데이터가 AI가 찾은 데이터랑 다를 가능성, 그래서 서로 판단이 다를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리고 끝까지 거짓을 사실이라 주장했다. 결국 이번에는 내가 졌다. 하지만 이 싸움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허구 이력으로 책을 판매한 작가는, 이력이 논란이 되기 시작하자 사망했다. 이미 '속았다'는 데 충격을 받은 일부 대중은 이번에는 사망설을 자작극으로 의심하기 시작했다. 무분별한 믿음과 무분별한 의심 사이, 디지털 정보를 읽는 더 나은 역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할 시점이다.
2025.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