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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밍봉봉 Sep 07. 2023

만들어봐요! 당신이라는 세상에 하나뿐인 브랜드

공방 창업 두 번째 걸음! 브랜드와 브랜딩



공방 창업의 첫 단계! 이제 당신은 회사원이 아닌 이 세상에 하나뿐인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이제 막 태어난 당신이라는 라는 브랜드, 어떻게 브랜딩 해 볼까요?


브랜드, 브랜딩. 단어만 보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벽안의 서양 사람처럼 어렵고 멀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표현해 보면 어떨까요? '브랜드'는 당신은 새로운 ‘이름’입니다. 당신이 창업 한 공방의 상호명 일 수도 있고, 당신의 애칭 일 수도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유행처럼 번지는 ‘부캐’라고 생각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부캐란 부캐릭터 즉, ‘원래 캐릭터가 아닌 또 다른 캐릭터’를 뜻하지요. 부캐라는 새로운 페르소나를 통해서 또 다른 당신이 되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브랜딩'은 무엇일까요? 브랜딩은 그 이름을 가지고 있는 ‘당신이 누구인지’를 알려줍니다. 브랜딩을 통해서 당신이라는 브랜드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기존의 다른 브랜드와 차별되는 부분은 무엇인지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본래 페르소나, 그리고 두 번째 페르소나인 부캐만의 성향과 특성은 같아도 되고 정말 달라도 됩니다.


사실 이건 엄청 난 일이랍니다. 회사에 다닐 때는 당신이 서야 할 무대도, 당신이라는 사람의 이름도, 당신이 만든 제품도 모두 회사의 것이었어요. [10년 후 일자리 도감]은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빗대어 그동안 당신은 회사라는 유바바에게 이름을 빼앗겨 왔었다고 말합니다.


회사와 노동 계약을 주고받는다는 건 대체로 “이 회사 안에서 제작한 모든 상품의 권리는 전부 회사에 귀속됩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즉, ‘자기 이름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우수한 상품을 만들어내도 개인의 공이 되지 못한다. […]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주인공 치히로가 유바바에게 이름을 빼앗기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10년 후 일자리 도감, p.41]


브랜딩은 바로 당신의 이름을 찾고, 당신의 이름의 의미를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회사에 이름을 빼앗겼다 되찾은 당신, 어떤 이름으로 당신을 정의해 볼 건가요? 부모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짓기 위해 수많은 낮과 밤을 고민 하셨 듯, 두 눈을 감고 당신의 새로운 이름을 고민해 보세요. 당신의 새로운 페르소나를 정의해 보세요. 당신만의 브랜드가 생긴다는 건 부캐가 생긴다는 것, 즉, 당신 만의 세계가 생긴다는 것 이니까요!






저의 브랜드의 이름은 블루밍봉봉입니다. 꽃이 피어나는 ‘블루밍’ (blooming)이라는 형용사에 ‘봉봉’ (bonbon)이라는 프랑스 디저트의 이름을 접목시켰습니다.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블루밍'은 "꽃을 피우다, 꽃이 피다" '봉봉'은 “과즙이나 브랜디, 위스키 따위를 넣어 만든 사탕”을 뜻해요.  ‘만개한 꽃처럼 아름다운 디저트’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운명은 이름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제 브랜드도 이름처럼 활짝 피어나길 바라기도 했어요.



창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블루밍봉봉 로고의 변천사



'봉봉'에는 숨겨진 뜻도 있답니다. 봉봉의 bon은 ‘좋다’라는 프랑스어 이기도 해요. 좋은 것이 두 번 두 번 반복하니 좋다 좋아! 가 되죠. 두 배 좋다는 의미로 다가왔거든요. 또한 보이는 그대로 읽으면 bon은 ‘본’으로 읽히기도 해요. 한자로 본 (本)으로 표기할 수도 있죠.  본이 되는 디저트 전문 수업이라는 의미도 담아내고 싶었어요.


블루밍봉봉은 저만의 의미가 가득 담긴 이름입니다. "봉봉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도 귀여우면서도 통통 튀는 이미지가 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었어요. 듣기 좋고, 의미가 좋고, 부르기 좋은 이름! 무엇보다 당신의 이미지를 담뿍 담아낸 당신만의 새로운 이름을 지어보세요.


브랜드의 이름과 부캐의 이름까지 지어 보았다면, 당신이 추구하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그려보세요. 본격적인 브랜딩을 해 보는 것이지요. 이 부분이 막막하다면, 2장의 [처음부터 다시 쓰는 자기소개서]를 참고해 보아도 좋습니다. 브랜딩은 당신의 취향에서 시작해 볼 수도 있습니다. 무슨 색에 눈길이 가고, 무슨 향에 고개가 돌려지고, 무슨 노래가 나오면 귀를 쫑긋하게 되는지 적어 보세요. 그 색과 향과 노래로 당신의 공간을 하나 둘 채워 가 보세요.



좋아하는 색으로 만들어 본 블루밍봉봉 한글 이미지





당신의 브랜드는 무슨 색인가요? 어쩌면 언어로 정확히 정의되는 색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가을방학의 노래 가사처럼 ‘샛노랑과 샛빨강 사이 어딘가’ 있을지도 몰라요. 막막하다면 색상 전문 업체가 소개하는 다채로운 색상 샘플을 참고해 보세요. 매년 올해의 색을 발표하는 팬톤사 또는 던에드워드나 벤자민무어와 같은 페인트 회사의 웹사이트에서 당신만의 색을 선별해 보세요. 눈동자로 구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색을 소개해 주고, 어울리는 색상들의 조합을 알려주기에 도움이 되실 거예요.


각 회사의 색상표를 한 번에 접속할 수 있는 링크를 정리해서 알려드리니 당신만의 색을 찾아보세요.

팬톤 https://www.pantonepaint.co.kr/color/color_chart.asp

던에드워드 https://www.jeswood.com/shop/palette.php

벤자민무어 https://www.benjaminmoore.co.kr/colorgallery/colorgallery.php



어떤 가게에 들어갔을 때, 향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던 적이 있나요? 강남역의 러시 매장 앞을 지나면서도 분명 도심 한복판인데 꽃밭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아 본 적도 있을 거예요. 비록 눈에 보이지 않지만, 향이 주는 힘은 막강하답니다. 기분이 좋았던 향이 있다면 점원에게 물어보고 메모해 두세요. [마음을 움직이는 향기의 힘]에 의하면 “거의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한 향인데도 그것이 실내에 무척 고유한 성격을 부여한다”라고 합니다. 그만큼 향기의 힘이 막강하다는 것이죠. 당신과 공방의 성격을 드러내는 향을 선별해서 은은하게 풍겨 보세요.



음악과 조명

음악과 조명은 분위기를 담당합니다. 당신의 공방은 어떤 분위기를 가지고 있나요? 어떤 배경 음악이 흘러나는지, 어떤 조명이 비추어지는지에 따라 공간의 느낌이 변화합니다. 낮과 밤 둘 다 운영하는 공방이라면 낮과 밤의 음악과 조명에 차이가 생길지도 고민해 보면 좋아요.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재미도 있겠고요. 그날그날 기분이나 작품의 테마에 따라 변화를 주어도 좋습니다.



추구하는 이미지

당신이 브랜드를 통해서 추구하는 이미지를 정립해 보세요.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 발랄하고 경쾌한 이미지, 차갑지만 칼같이 프로페셔널한 이미지… 당신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벤치마킹해 보아도 좋습니다. 당신이 추구하는 이미지의 브랜드들은 어떤 폰트를 사용하고, 어떠한 단어로 표현되며, 어떤 슬로건을 가지고 있는지도 조사해 보면 좋습니다. 단, 참고를 하는 것이지 카피를 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세요.






위에 소개 한 항목들은 브랜딩의 일부일 뿐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당신의 취향을 채우고 퍼즐처럼 이미지를 맞추어 보세요. 모든 항목의 내용이 모두 동일한 방향을 가리키진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래도 각 항목의 내용이 너무 동떨어진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것보다는 어느 정도 매칭이 되면 좋습니다.


한 예로,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원하는데 색은 병아리 같은 노란색을 선택하거나, 차분한 분위기를 원하는데 록 음악을 선택한다면 시장바닥 같이 중구난방인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브라질의 샌들 브랜드 하바이아나스 (Havaianas)의 디렉터 카를라 슈미츠베르거는 좋은 브랜드에 대해 이렇게 정의합니다.  


"좋은 브랜드란 제품이 좋아야 하고, 이미지도 좋아야 하겠지만 거기에 꾸준함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것을 하나 했다가 금세 또 다른 것을 하는 등 기준이 자주 바뀌면 안 되겠죠."


이 처럼 브랜딩에는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이랬다, 내일은 저랬다, 종잡을 수 없는 사람 같은 브랜드는 기억되기 어렵습니다. 사랑받기는 더더욱 어렵지요. 언제 보아도 한결같은 브랜딩을 해야 합니다.


브랜딩이란 결국 나를 잘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한국에서 시작해서 세계로 수출되는 브랜드 위시트렌드의 박성호 대표는 브랜딩을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합니다.


“개개인 모두 브랜드가 되는 시대. '나는 어떤 브랜드인가? 나다움은 어떤 것인가?'는 우리 세대,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할 질문 중 하나. 과거처럼 많은 것을 획일화, 공식화할 수 없는 시대이고, 자꾸 공식화하려 해서도 안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크고 작은 시도를 하고, 또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 시도들이 모여, 브랜드, 나다움이 만들어지니.”






셰익스피어는 “인생은 연극과도 같다”라고 말했지요. 공방이라는 브랜드를 통해서 당신에게는 또 다른 페르소나가 되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당신이 서 보고 싶던 무대 위의 되어 보고 싶었던 캐릭터가 되어 볼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무대를 꾸미는 것도, 이 무대의 주인공도 바로 당신입니다.


멋져 보이는 그 누군가와 비슷해지려고 노력하지 말고 당신이라는 브랜드가 되세요. 다이아몬드와 크리스털. 순금과 도금. 크리스털과 도금 제품은 처음에는 다이아몬드와 순금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크리스털에 먼지가 끼고, 도금이 벗겨지면 감추어 두었던 모습이 드러나지요. 다이아몬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변함없는 반짝임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순금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색되지 않는 아름다움이 더욱 빛을 발하지요.


시간이 갈수록 더 영롱하게 가치가 높아지는 진짜 브랜드가 되세요.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당신이라는 브랜드도 영원히!


당신 다움으로 세상을 바꾸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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