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 창업 세 번째 걸음, 나만의 온라인 간판 세우기
약 28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디드의 감독을 맡았던 알렉스 퍼거슨 경은 대표적인 SNS (Social Networking Service,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을 “인생의 낭비”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이 충격적인 한마디는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갔지요.
SNS는 정말 인생의 낭비일까요? 물론 다른 사람들의 인생의 일부를 들여다보며 군침만 흘리고 있다면 SNS를 하며 보내는 시간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대로 활용한다면, SNS는 공방 창업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입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시점에 가장 보편적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SNS를 시작해 보세요. 한때는 싸이월드였고, 페이스북이었고, 트위터였고, 카카오페이지였죠. 지금은 인스타그램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한동안은 그 대세가 유지될 것 같아요.
물론 이미 많은 젊은 세대들은 짧은 영상을 기반으로 한 틱톡이나 메타버스 기반의 제페토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보여주기식의 SNS에 질린 젊은 세대들의 니즈에 맞춘 다양한 대안 SNS도 등장했죠.
남이 찍어주는 사진으로 피드를 구성하는 ‘포파라치 (Poparazzi),’ 하루에 한 번 불시에 뜨는 알람에 맞추어 자신의 사진을 2분 이내에 찍어 올려야 하는 ‘비리얼 (Bereal),’ 일회용 카메라처럼 24시간이 지난 후에야 자신이 촬영 한 사진을 올릴 수 있는 ‘디스포 (Dispo)’처럼요.
더 이상 인스타그램은 핫! 하지 않아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인스타그램이 가장 대표적인 SNS입니다.
앱 분석 서비스에 의하면, 10대에서 30대의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 앱 1위는 인스타그램이라고 해요. 무려 1900만이 넘는 한국인이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가장 오랜 시간 이용하는 SNS는 무엇일까요? 역시 인스타그램이라고 합니다. 만 10세 이상의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하루 평균 6시간 이상을 인스타그램을 하며 보낸다고 합니다. 평균 8시간의 수면을 한다고 했을 때, 깨어 있는 16시간 중의 1/3을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보낸다는 것이죠.
그 뒤를 이은 SNS는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카페, 네이버밴드, 다음카페,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예요. 당신도 이 중 하나 이상의 SNS를 통해 세상을 보고 있지 않나요?
어쩌면 SNS는 당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직접 크리에이터가 되어 게시물을 올리거나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이 없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인스타그램 계정이 없다는 것은 온라인상에서 무료 매장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버리는 것과 같아요. 인스타그램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당신의 공방과 당신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게다가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아요. 전단지를 인쇄하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돌리러 나갈 필요도 없어요. 과거에는 비싼 광고비를 내고 발품을 팔아야 홍보를 할 수 있었어요. 이제 인스타그램을 이용해서 누구든 자신을 어필하고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되었지요.
인스타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은 매장을 찾기가 더 어렵습니다. 연예인들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죠. 유명한 매장들과 연예인들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자신을 더 알리려고 하는데,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작은 공방이라면 더욱더 열심히 그 기회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인스타그램 계정은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요? 언제까지 1일 1 피드를 포스팅해야 하는지, 대체 누가 내 계정을 보고 있기는 한 건지 답답한가요?
인스타그램 계정을 키우는 것은 다이어트와 같습니다. 시중에는 이미 인스타그램 관련 다양한 책과 강의가 있어요. “이 길이 가장 쉽고 빠른 길”이라며 각기 다른 길을 제시하죠. 저탄고지처럼 탄수화물을 안 먹고 고기만 잔뜩 먹으면 된다던 지. 간헐적 단식처럼 하루에 일정 시간만 먹는다던 지. 마치 쉽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유혹처럼 달콤한 방법들을 제시하죠.
하지만 다이어트의 왕도는 하나입니다. 건강한 음식 위주로 조금 덜 먹고, 더 움직이고, 꾸준히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 인스타그램의 왕도도 하나입니다. 양질의 일관된 포스팅을 꾸준히 올리는 것이죠. 요행을 바라지 말고, 요령을 피우지 말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내가 올리고 싶은 날이나 올리기 싫은 날이나 무조건 올리는 거예요.
알고 계셨나요? 복권도 3년 동안 매주 한 번씩 구매하면 그중 한 번은 당첨이 된다고 합니다. 소개팅을 계속하다 보면 70번 안에는 이상형을 만날 수 있고요. 당신의 피드도 언제 어디서 잭팟이 터질지 모른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 간 당신의 작은 공방. 아무도 보고 있는 것 같지 않아도 누군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제가 공방을 시작하고 새로운 기회를 잡은 것 역시 꾸준한 작업과 재미있어서 매일 올린 인스타그램 피드 덕분이었거든요.
방송국에서, 잡지사에서, 대기업에서, 명품 브랜드에서, 백화점에서,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에서 문의가 왔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연락을 해 왔지요. 어떻게 연락 주셨어요? 하면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연락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팔로워도 좋아요도 많지 않던 시절입니다. 하트를 꾹 누르고 가지 않더라도, 당신을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눈팅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눈팅이 당신의 자산과 기회로 연결된 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제가 기회를 얻은 피드 역시 매번 달랐어요. 건강한 느낌의 양갱이라서. 투명한 팝시클 양갱 안에 다양한 오브제를 넣어 표현해 주었으면 해서. 색감이 좋아서. 밤하늘을 표현한 디자인을 드라마에 나오는 디저트에 등장하게 하고 싶어서. 한 가지만 반응이 폭발적으로 좋은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피드를 통해 연락이 왔습니다.
당신이 올리는 수백, 수천 개의 피드 중 어떤 사진과 글이 당신의 월급을 책임지게 될지 모릅니다. 어떤 피드는 월급이 아닌 연봉이 되기도 해요. 그러니 매일매일 꾸준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인스타그램의 주요 섹션을 구성하기 막막하다면 아래 내용을 참고해 보세요.
프로필
프로필 사진은 공방의 얼굴입니다. 공방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사진으로 표현해 보세요. 스튜디오에서 촬영 한 프로페셔널한 분위기의 프로필 사진도 좋고, 이색적인 느낌의 콘셉트 사진도 좋습니다. 대표적인 작품 사진을 올려도 좋아요.
당신의 공방을 볼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렸으면 하는 사진을 올려보세요.
피드
피드에는 공방의 이야기를 올립니다. 작품 사진도 좋고, 만드는 모습도 좋아요. 가능하면 매일 올리세요.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들은 1일 1 피드, 아니 1일 3 피드를 하세요.
인스타그램 성공의 지름길을 알려준다는 달콤한 팁들에 너무 연연하지 마세요. 꾸준히 묵묵히 당신이 해야 할 오늘의 피드를 올려보세요. 아무도 보지 않는 것 같아도 말이에요. 꾸준히.
스토리
스토리에는 그날 주목했으면 하는 내용을 올립니다. 피드를 한번 더 강조해 주어도 좋고, 팔로워 대상 이벤트를 진행해 보아도 좋습니다. 공유하고 싶은 내용을 가볍게 남겨도 좋아요.
질문을 던지거나, 반대로 질문을 받거나, 의견을 받으며 소통해 볼 수 있습니다. 무슨 내용을 올리던지 24시간이 지나면 내용이 사라지니까 부담이 없지요.
하이라이트
24시간 내 사라지는 것이 아쉬운 스토리는 하이라이트에 카테고리별로 저장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공방을 찾아왔을 때 가장 궁금해할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면 좋아요.
클래스 예약 방법, 연락을 할 수 있는 시간대, 진행하고 있는 클래스 작품 샘플, 출강을 나갔던 장소, 함께 협업했던 기업 등. 꼭 필요한 내용을 정리해서 올려 두면 불필요한 질문은 줄이고 자연스럽게 홍보도 할 수 있게 될 거예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며 주의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 홍보대행사 사용을 주의하세요. 다이어트로 비유하자면 홍보대행사는 다이어트 보조제와 같습니다. 일시적으로 팔로워나 좋아요를 늘여 줄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결제가 멈추는 순간 모든 효과는 신기루처럼 사라진답니다. 장기적으로는 건강도 상할 수 있어요. 당신의 SNS 계정을 건강하게 키워주세요.
두 번째, 부정적인 피드를 조심하세요. 공방을 운영하면서 때로는 억울하고 화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고 함께 상대방을 흉 봐주기도 하겠지요. 그때 잠시, 당신의 마음은 잠시 위안을 얻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부정적인 피드가 지속된다면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은 온라인 사업장입니다. 친목의 공간이 아니에요.
누군가의 소개를 받고 한 작은 가게에 찾아갔다고 상상해 보세요. 기대를 가지고 찾아간 가게 앞에서 사장이 누군가와 싸우고 있다면 어떨까요? 혹은 사장이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면요. 그 가게에 들어가고 싶을까요?
물론 누군가 억울하게 시비를 걸어오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럴 때는 가급적 매장 뒤편,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분쟁을 해결하세요. 매장이 찾아온 손님들에게는 그 모습을 보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만이나 불평을 나누고 공감을 받고 싶다면 지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부계정을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모두가 들여다볼 수 있는 공방이 아닌 당신의 프라이빗한 거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거예요. 당신만의 안전한 공간에서 따뜻한 공감과 지지를 얻고 힘을 내 보세요.
인스타그램 계정이 아직 없다면 지금 바로 만들어 보세요. 공방을 차릴 수 있는 무료 공간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면, 그냥 버리기에는 아까운 기회 아닌가요?
처음에는 휑하니 아무것도 없을 거예요. 텅 빈 공간에 페인트를 바르고 도배를 하고 수도시설 공사를 하세요. 인테리어를 하고 매일 가꾸세요. 구석구석 먼지를 털고, 계절에 맞는 생화로 곳곳을 장식하고, 시즌에 맞는 인테리어 소품을 하나 둘 올려 두기도 하고요. 당신을 닮은 당신만의 소중한 공간을 지금 가꾸어 보세요.
SNS가 인생의 낭비일까? 이런 고민할 시간도 아까워요. 그럴 시간에 지금 바로 공방 계정의 SNS를 시작해야 한답니다!